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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극미 플랑크톤 / 조홍섭

등록 2007-06-14 18:32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유레카
한라산 청정공기가 든 5ℓ들이 깡통 하나는 4천원 가량에 팔린다. 그렇다면 60억명이 넘는 지구인에게 돈 한 푼 받지 않고 숨쉴 산소를 넉넉하게 공급하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아마존의 열대우림을 떠올린다면, 최신 과학 성과에 더 민감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숨쉬는 산소의 절반은 바다에서 온다. 바다 표면에 사는 눈에 안 보일 만큼 작은 식물 플랑크톤이 그 주역이다. 극미소 플랑크톤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지구 광합성의 절반을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지구상의 식물을 모두 합친 것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흡수한다. 이들이 없다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세 배로 뛰어오를 것이다.

이 단세포 생물은 현미경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작다. 지름 2㎛ 이하, 그러니까 머리카락의 50분의 1도 안 되는 크기다. 바닷물 한 방울에 수십만 개가 들어 있다. 당연히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물이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중요하고 수가 많은 생물이 세상에 알려진 지 채 20년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의 섈리 키솜과 우즈홀해양연구소 리처드 올슨은 1988년 ‘프로클로로코쿠스’라는 속으로 새로 이름붙인 생물을 사계에 보고했다. 해양학자들은 지구 생물에 대한 인류의 무지를 개탄했다.

세계적인 보전생물학자 애드워드 윌슨은 이 작지만 중요한 미생물의 발견이 생물 다양성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했다. 바다는 물고기 몇 마리가 헤엄치는 투명한 공간이 더는 아니다. 우리가 큰 것을 보는 데만 익숙했던 것이다.

최근 열린 학술대회에서 심정민 국립수산과학원 박사팀은 울릉도와 독도 근해에서 극미소 플랑크톤을 처음으로 조사했다. 바닷물 1㎖에서 최고 119만 개체를 확인했다. 이들은 동해 먹이사슬의 밑바탕을 이루는, 사실상 동해의 주인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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