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풀꽃이름
초겨울 산과 들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나 갈대를 본다. 막걸리라도 한 잔 걸치면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아랴’로 시작되는 ‘갈대의 순정’이나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하는 ‘짝사랑’ 노래를 흥얼거릴 법하다. 얼핏 보기엔 비슷하지만 정확히 구별하자면, 갈대는 젖은 땅에 살며 갈색이 돌고 푸슬푸슬한데, 억새는 마른 땅에 살며 은백색을 띠고 비교적 정갈한 모습이다.
갈대는 볏과의 풀이라서 속이 비었고, 발·삿갓·자리 따위를 엮는 데 쓴다. 윤호 등이 엮은 <구급간이방언해>(1489)에 ‘?대’로 나와 있는데, 이는 ‘‘ㄱ.ㄽ대’+ㅅ+대’의 구조이니 흔히 ‘‘ㄱ.ㄹ+ㅅ+대’ >갈’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에 나오는 노랫말은 ‘바람에 날리는 새털과 같이 항상 변하는 여자의 마음’인데도, ‘갈대와 같은 여자의 마음’으로 번역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갈대’는 흔들리고 약한 풀이름의 대표격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아무리 바람에 시달려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갈대의 굳건한 습성 아닐까. 펄 벅이 한국을 ‘살아 있는 갈대’(The living reed)라고 썼듯이 ….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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