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훈 <예술의 길, 사색의 자리>(19점). 마천석+화강석+벚나무, 서울 덕수궁 돌담길. 사진/이원철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직선은 슬퍼, 안아줄 수 없잖아.’ 한 광고에서 쓴 말이지만, 사랑 부재의 직선으로 근대적 삶을 비평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 도시는 온통 직선이다. 강이나 산, 길만이 아니라 인체와 인생 자체가 곡선으로 흐르는데, 도시는 직진과 ‘줄 맞춰!’만 강요한다. 비애다. 작가 최병훈의 <… 자리>는 천연재료로 일체의 직선이 없는 벤치들을 만들었다. 자연에 속한 인간의 천성을 공장에서 찍어낼 수 없다. 손으로 갈고 닦고 마음으로 어루만지며 빗어야 한다. 그래서 그 선과 볼륨은 한없이 부드럽고 여유롭다. 어릴 적 형과 쟁탈전을 벌였던 엄마 무릎이다. 처마를 타고 오래된 시간들과 사람들이 흐르는 덕수궁 돌담길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느리고 멀리 둘러가더라도 곡선으로 살자. 곡선은 사랑이다.
서울시 도시갤러리 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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