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철 <보이지 않는 문>. 23.5*3.95M, 나무+철골 콘트리트+강화유리.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돈의문은 지워졌고, 우리 기억에서도 사라졌다. 기억상실에 걸린 사람들은 서대문이라는 빈 이름만 붙잡고 표류한다. 작가 안규철은 돈의문을 기억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기억상실의 도시와 그 속에서 표류하는 삶을 비평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다. 뻔한 키치적 재현이나 눈을 압도하는 기념비는 돈의문을 두 번 죽일 것이다. 옹색했던 콘크리트 옹벽을 기념비 없는 기념비로 역전시켰다. 우리 옛 돌담과 문의 건축적 특성을 절제된 선과 면의 변주와 재료의 질감으로 되살렸다. 형태의 본질을 통해 돈의문의 기억을 재구축한 것이다. 형태를 추상화해 잘 보이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문>을 통해 작가는 순환적 시제를 사는 도시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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