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풀꽃이름
생김새에 견줘 억울할 이름들이 있는데, 개망초가 그렇다. 어감으로는 아주 몹쓸 풀로 느껴지는데, 밭에 퍼지기 시작하면 농사를 다 망쳐서 ‘개망초’(皆亡草)라고 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나물·물감·약 따위로 쓰임새도 많은 풀이다.
‘개망초’는 산비탈·모래자갈·풀밭 등 자신을 귀히 여기지 않고 아무 데나 피어서 우리말 앞가지 ‘개-’를 붙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망국초·왜풀’이라는 별명은 개망초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데, 일제시대 철도공사 침목에 묻어 들어와 갑자기 퍼지면서 을사늑약이 맺어지고 나라가 망했다고 연관지어 붙인 듯하다.
그러나 그런 배경을 뒤로 하면 ‘길섶/ 가난한 잡초들 속에/ 개 같은 인생으로 서서/ 찬 이슬, 강아지 똥에도/ 행복한 목숨’(이상훈·개망초)이라는 시에 공감할 만큼 그냥 착한 들꽃이다. ‘개-’가 붙은 많은 이름들이 억울해할 것이다. 자신은 그대로인데, 사람들 중심으로 나쁘다고 규정하니 말이다. 따지고 본다면, 동식물 처지에서 사람은 얼마나 ‘개-’한 존재들인가. 활짝 핀 꽃모양이 달걀프라이 같아서 ‘달걀꽃·계란풀’이라고도 불렀다. 북녘말로는 ‘돌잔꽃’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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