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부르주아 <엄마(maman)>. 청동, 높이 각 9.3, 3.4m, 서울 한남동 리움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작가는 자신의 연인을 만인의 연인으로, 원수를 우리 모두의 원수로 만드는 데 특출하다. 절절하게 삶의 경험을 간직했다 성찰하고 표현하니, 우리 모두의 일이 된다. 작가가 어머니를 그리워 만든 이 거미 조각도 그렇다. 바람 피우고 권위만 찾는 남편 아래서 자식들을 거뒀고 가정을 지킨 엄마였다. 가냘픈 긴 다리로 위태롭게 땅을 디뎠지만, 몸뚱이는 하늘을 받칠 듯 활짝 펼쳤다. 그 밑에 알들을 품은 알집이 달렸다. 볼 때마다 다가가 어루만지고 안기고 칭얼대고 싶어진다. 연민과 사랑, 경외를 함께 드리는 내 엄마다. <엄마>는 도쿄, 빌바오 등지에도 있다. 엄마에게 기대는 디자인만큼 거저 먹는 일은 없다. 한데, 외국의 <엄마>들은 모두 공공적 맥락 속에 있다. 누구나 다가가 기댈 수 있다. 리움의 <엄마>는 정원에 격리되어 있다. 쉬 다가갈 수 없다. 심지어 삶의 얘기인 알도 잘 볼 수 없다. ‘거리감’ 때문에 우리 엄마에게 가 닿지 못한다. 삼성이 경영쇄신을 발표했다. 우리 엄마로, 우리 삼성으로 거듭나는 공공성의 디자인을 고대한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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