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땅이름] 모량리와 모량부리 / 허재영

등록 2008-04-23 19:07

땅이름
경북 건천읍 모량리는 ‘양곡·역촌·모양’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역’이 붙은 것은 중앙선 기차역이 생긴 이후의 일이므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름은 ‘모량’ 자체다. 토박이 사람들은 모량에도 안 모량과 밖 모량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모량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삼국사기> 땅이름에서 ‘모량’이 나타나는 곳은 무진주다. 이곳의 옛 이름은 ‘모량부리’였는데, ‘부리’는 마을을 나타내는 땅이름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자 표기에서 ‘량’(良)은 처소나 방위를 나타낼 때 쓰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향가에 나타나는 ‘차량’(此良)은 ‘이에’, ‘수량’(手良)은 ‘손에’로 풀이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모량’도 ‘모’에 해당하는 이름말과 처소나 방위를 나타내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런 이치를 참고할 때 ‘모량’은 ‘산’을 뜻하는 ‘뫼’에 처소를 나타내는 ‘에’로 분석할 수 있다. ‘모량리’가 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마을이듯이, ‘모량부리’도 무등산을 끼고 형성된 마을이라는 뜻을 갖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임진 옛 이름의 ‘모화’(毛火)나 동래의 ‘모등변’(毛等邊)도 ‘묏벌’이나 ‘묏가’를 뜻하는 말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은 이들 땅이름이 산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 일이 두루 그러하듯, 소리와 뜻이 바뀌면서 먼 후일에는 무엇을 나타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은 땅이름이라고 하여 다를 바가 없다.

허재영/단국대 인재개발원 교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