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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마사 미첼 효과 / 여현호

등록 2008-04-23 19:39

여현호 논설위원
여현호 논설위원
유레카
마사 미첼은 자타 공인의 수다쟁이였다. 남편인 존 미첼 법무장관이 1972년 워싱턴 워터게이트호텔에 있는 민주당 선거본부 사무실 침입 사건에 연루되자, 그는 남편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음모’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그는 헬렌 토마스나 밥 우드워드 기자 등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을 배후 조종하고 은폐하려는 음모가 있으며 그 주역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곤란해진 백악관은 그가 알코올 중독이라고 언론에 흘렸다. 마사 미첼이 호텔방에 감금돼 전화도 못하게 가로막힌 일이 있다고 주장한 뒤에는, 그를 정서불안 환자로 몰기도 했다. 기자들은 물론 가족도 그의 말을 믿지 않게 됐다.

나중에 그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데는 언론에 결정적인 내부 정보를 제보한 숨은 고발자 ‘딥 스로트’(Deep Throat)의 구실이 컸지만, 공개된 ‘요란한 입, 마사’의 공도 작진 않았다. 닉슨도 1977년 한 인터뷰에서 “마사 미첼 아니라면 워터게이트도 없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일은 또 있었다.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이 터지자, 클린턴 행정부는 르윈스키를 ‘대통령을 스토킹 하는, 허영심에 가득 찬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특별검사의 조사 결과 르윈스키의 주장 역시 사실로 밝혀졌다.

마사 미첼의 일을 따, 심리학자 브렌든 마허(Brendan Maher)는 어떤 이의 특별하지만 있을 법한 경험이나 생각을 환상이나 정신병이라고 잘못 진단하게 되는 과정을 ‘마사 미첼 효과’라고 이름지었다. 이는 범죄 수사나 기업 스캔들 조사 등에도 적용된다. 오진이나 오판의 큰 원인은 누군가가 흘린 거짓 정보나 편견이다. 꼭 같진 않겠지만, 삼성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도 온갖 개인적 폄하에 시달렸다. 무엇 때문일까.

여현호 논설위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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