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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이력서 / 최인호

등록 2008-05-08 18:41

언어예절
자신이 배운 내력이나 한 일, 경험들을 적은 문건이다. 햇수 따라 해 온 일을 적는데, 삶이 마감되면 해적이(연보)로 정리된다. 제대로 갖춘 이력서를 보면 사람 됨됨이까지 엿볼 수 있다. 자신을 간추려 정리해 보인다는 점에서 주관이 스밀 수 있지만 관련 자료가 뒷받침하므로 객관성을 지닌다.

10대 후반, 20대 중반이면 대체로 학업이 끝난다는 점에서 학력 말곤 기록거리가 많지 않다. 30대 중반은 가야 비로소 경력·경험 거리가 늘어난다. 문틀은 입학·졸업·입사 따위 낱말투와 명사형(-ㅁ) 끝내기가 있고, ‘하다’ 원형 서술투가 있다.

여기서 나아간 형식이 ‘자기 알림글’이다. 이력을 아우른 자신의 환경·생각·취미·희망 …들을 글로 풀어서 기워넣을 여지가 있다. 글투는 진솔하고 간략함을 으뜸으로 치고, 국내용이라면 반드시 읽는이 높임(아주높임) 말씨를 갖추어야 한다. 내용은 이를 요청하는 쪽의 주문에 걸맞게 써야겠으나, 거짓과 과장은 금물이다.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는 취업이 아니라도 누구나 살면서 몇차례는 쓰게 되는 전형적인 사룀글이다.

남이 어떤 사람을 올릴 때 쓰는 글이 추천서다. 주로 본인 이상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잘 아는, 격이 높은 사람이 쓴다. 인격과 권위를 걸고 쓴다는 점에서 고결·간략함을 으뜸으로 치는데, 역시 경어법을 갖춘다. 학력 위주 아닌 겪고 치른 일, 하고 싶은 일들 중심으로 저런 글들을 꾸린다면, 양식도 달라지고 재미도 더할 터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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