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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짐승이름] 말 / 정호완

등록 2008-05-14 17:39

짐승이름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사람 욕심이란 끝 간 데를 모르니 삼가야 함을 이른다. 두어 해 전에 몽골 울란바토르에 갈 때 몽골 비행기에 말대가리가 그려져 있어 인상적이었는데, 들판에도 공연장에도 테릴지 국립공원에서도 예외 없이 말이다. 말은 동력의 원천이자 탱크였다.

말을 몽골말에서 모린(morin)이라고 한다. 제주 고장말로는 지금도 ‘모리’라 하는 이가 있음을 보면 몽골과 관련이 깊음을 알 수 있다.

우리말에서 ‘말’로 소리가 나는 말 세 가지가 있다. 사람이 타고 다니는 말(馬),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고 할 적의 말(斗), 입으로 생각과 느낌을 전하는 말(言)이 그렇다. 소리가 같고 뜻은 달라도 옮김과 전달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지난 일과 관련지어 보면, 신라시조 혁거세와 날아오르는 흰말, 고구려 주몽과 비루먹은 말, 동부여 부루와 금개구리(금와) 모양의 어린아이, 경주 황남동 고분의 천마도 …들이 드러난 대표적인 말 관련 신화소들이다. 여기 천마는 땅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하늘과 땅의 만남으로 거룩한 말의 속내를 드러낸다.

달리 윷놀이에서 도·개·걸·윷·모라 할 때 걸(geol)이 지명 대응성 등으로 보아 말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거룩하다’의 ‘거룩’이 말을 뜻하는 ‘걸’에서 갈라져 나온 형태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삼한 마한(馬韓)의 ‘마’도 말의 신성함과 으뜸감을 이른다. 따라서 말이 접두사가 되어서 ‘크다-거룩하다’로 쓰임을 알 수가 있다. 초인의 말울음 소리에 솜다리는 꽃피네.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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