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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두장옌 / 권태선

등록 2008-05-15 21:05

권태선 논설위원
권태선 논설위원
유레카
중국 쓰촨성 지진 여파로 댐 4만여 곳이 위험하다고 한다. 혹시라도 댐이 터져 버리면 얼마나 더 큰 참상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그 가운데서도 두장옌(도강언) 지역의 상류에 있는 지핑푸댐이 걱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 댐이 무너지면 두장옌 전체가 수몰될 수 있다며 댐을 보호하기 위해 2천여 병력을 파견했다.

비상대책본부는 위급할 경우에는 댐 물을 방류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문제는 다량의 물을 일시에 방류하게 되면, 2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관개시설 두장옌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이다.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두장옌은 전국시대인 기원전 250년 무렵에 만들어졌다. 당시 이 지역의 군수로 임명된 리빙(이빙)은 청두 지역으로 흘러드는 민강 주변 주민들이 해마다 홍수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해결방안을 찾느라 고심했다. 여러 해 연구를 거듭한 끝에 “여울을 준설할 때는 깊이 하고, 둑을 만들 때는 낮게 한다”는 원리를 터득했다. 그리하여 그는 인공둑을 만들어 강줄기를 바꾸고 운하를 뚫어 남는 물을 청두평원으로 흘러보냈다. 그 덕분에 끊임없이 가뭄과 홍수에 시달리던 쓰촨 지역은 중국의 곡창으로 변모했다.

중국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위치우이는 두장옌을 중국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건축물이라고 했다. 만리장성은 지구에 인류의 의지력을 남긴 자존심의 표현으로 볼 수 있지만, 그 건설을 결정한 진시황의 명령에는 잔인함이 묻어나고, 관개시설인 두장옌을 만든 리빙의 명령에는 주민 사랑과 인자함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장성은 이미 오래 전에 기능을 상실했지만 그보다 수십년 전에 만들어진 두장옌은 아직도 5300㎢의 쓰촨 평원을 적시며 수많은 초목과 민중들에게 맑은 물을 보내주고 있다.

그런 두장옌이 위험에 놓였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권태선 논설위원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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