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고장말] 오시소마! / 이길재

등록 2008-05-18 17:57

고장말
“어서 오시소마!” 자갈치시장 ‘아지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릴라치면, 으레 시장 한쪽에서는 흥정이 시작된다. “보이소. 아지매여, 생선 드려 가이소마! 이 눈깔 좀 보소 아직도 살아 있지예? 집에 가져다예, 회 처서 초고추장 발라 묵으면 그 맛이 일등이라예. 아지매여, 퍼뜩 사가이소마.”(<백일홍>·이영숙)

‘-마’는 주로 경상도 사람들이 말끝에 붙여 쓰는 전형적인 말이다. 생선을 사 주었으면 하는 시장 아주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마’가 적절히 담아내고 있다. ‘-마’는 말할이의 간절한 마음을 싣기도 하지만, 야속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할매 지금 머라 했능교? 큰일 날 말씀 하지 마이소마. 지금이 어는 땐데 그런 말씀 하능교?”(<하얀 기억 속의 너>·김상옥)

이처럼 ‘-마’는 애절하거나 야속한 심정을 드러내어 상대의 행동을 가볍게 만류하거나 재촉할 때 쓰는 말이다.

“나는 와 엄마가 없소.” “죽었제. 니를 낳아놓고 병이 나서 죽었구마.”(<토지>·박경리) “아이고메 시상에나. 고런 징헌 놈이 어디가 또 있을꼬. 사람을 옴지락 딸싹 못허게 몰아쳐서 잡아묵었구마. 어쩔다, 어쩐댜, 이 일얼 어쩐댜.”(<아리랑>·조정래) ‘죽었구마’와 ‘묵었구마’의 ‘마’는 고장말 ‘-마’와는 다르다. ‘죽었구마’나 ‘묵었구마’에 나타나는 ‘마’는 ‘-구먼’의 고장말 ‘-구마’의 ‘마’다.

전라도 쪽 ‘-잉’과 마찬가지로 ‘-마’는 전형적인 경상도 말투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