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구 기자
유레카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경제’에 대한 자신감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증권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에는 주가가 3천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실물 경제를 해 본 사람이기 때문에 허황한 정치적인 얘기를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임기 5년 중에 제대로 되면 5천까지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라고도 했다. 새 정부는 친기업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주가는 비틀거리고 있다. 올해가 아직 반이나 남았으니 대통령을 허풍쟁이로 모는 것은 물론 성급하다.
이 대통령은 “임기 중 연 7%씩 성장해,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경제대국에 든다”는 이른바 ‘7·4·7공약’도 내놓았다. 최경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 2분과 간사는 지난해 말 언론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만으로도 연간 경제성장률이 최소 1∼2% 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5%를 넘기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고 환율 상승으로 국민소득도 2만달러 밑으로 떨어질 듯하다. 하지만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겨우 석 달 지났을 뿐이니 이 또한 섣부른 평가를 자제할 일이다.
걱정스런 것은 경제 살리기에 대한 대통령과 국민의 생각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국민은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경제 살리기를 바라는데, 새 정부는 성장률 같은 추상적인 수치에 매달리고 있다.
시인 바이런은 “마왕의 시대 이래로 어떤 인간도, 어떤 신도 그런 높이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다”고 나폴레옹에 대해 논평한 바 있다. 추락의 기록에도 도전은 이어진다. 참여정부와 함께한 열린우리당이 정당으로서 나폴레옹에 버금가는 추락의 기록을 남겼다면, 이 대통령은 지지율 추락 속도에서 새 기록을 만들었다. 낮은 지지율이 오래 지속한 기록까지 남기지 않으려면, 풍선껌 불듯 내지른 후보 시절의 약속부터 먼저 터뜨려야 하지 않나 싶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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