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선 논설위원
유레카
지난 7일 <한겨레> 1면에는 이 세 단어가 큼직하게 자리잡은 광고가 실렸다. 다음 카페 소울드레서의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추렴해서 낸 광고는 “국민은 소통을 하려고 하는데 불통이 되니까 울화통이 터집니다”라면서 이제 쇼는 그만하고 국민과 소통해 달라는 호소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답은 ‘명박산성’이었다. 전국 50만명이 넘는 국민이 소통을 촉구하며 벌이는 촛불시위대를 막느라 청와대 길목에 12미터 높이의 컨테이너 장벽을 설치한 것이다.
11일 새벽 촛불 행진에 나섰던 시민들은 명박산성에 올라 ‘소통의 정부, 이것이 엠비(MB)식 소통인가’라고 적힌 10미터 길이의 대형 펼침막을 내걸고 “국민과의 소통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던 이 대통령 발언의 허구성을 통렬하게 야유했다.
그렇다면, 애초 이 대통령은 소통할 뜻도 없이 소통을 말한 것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그가 소통을 말하며 홍보 부족을 지적한 것을 보면 그와 국민 사이엔 소통에 대한 이해에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키워드>란 책에서 소통을 뜻하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에는 일방통행식 과정인 전달이라는 의미와 공통·상호적 과정을 뜻하는 공유라는 의미가 동시에 존재하며, 이 중 어떤 방향을 취하느냐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일방적 전달의 의미로 쓸 땐 조작적 소통이, 상호적 과정으로 보면 참여적 소통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의 불통 사태는 ‘참여’와 ‘개방성’을 통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지 않고 스스로 정보와 네트워크를 창조하고 공유하는 것에 익숙한 웹 2.0시대 국민의 참여적 소통 요구에 70~80년대 권위주의 시대에 사고가 머물러 있는 이 대통령이 ‘조작적 소통’으로 답하려는 데서 빚어지는 비극으로도 보인다.
권태선 논설위원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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