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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핫도그와 불독 / 김선철

등록 2008-06-17 17:55

외래어
나무 막대기에 소시지를 꽂고 밀가루 반죽을 둘러 기름에 튀겨 만든 음식이 ‘핫도그’다. 겉에 케첩을 두르기도 한다. 본디 핫도그는 긴 빵을 길게 갈라 소시지를 넣고 겨자 소스 같은 것을 쳐서 만든다. 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영어 이름에 ‘dog’가 들어가며, 우리는 이를 번역하거나 새말을 만들지 않고 원어 형태대로 받아들여 ‘핫도그’라 일컫는다. 이렇게 영어의 ‘g’로 끝나는 단어는 대개 ‘그’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다. ‘개그’(gag), ‘머그’(mug), ‘스모그’(smog), ‘아날로그’(analog) 등이 그렇다.

그런데 같은 ‘g’라도 ‘그’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있다. 가방을 뜻하는 ‘백’(bag)이 대표적이고, 비록 아직 규범표기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불독’(bulldog)과 야구말 ‘덕아웃’(dugout)이 그렇다.(‘불독’과 ‘덕아웃’의 규범표기는 각각 ‘불도그’와 ‘더그아웃’이다) ‘불독’은 나이 지긋한 분 중엔 ‘부르도그’라 쓰는 이도 있고, 북녘에서도 ‘부르도그’라고 하니 ‘불독’은 형태가 매우 특이한 셈이다.

이런 불규칙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를 두고선 확실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어 현상과 마찬가지로 외래어의 형성도 이처럼 불규칙한 면이 있음은 분명하다. 이런 예외적인 것을 ‘관용’이라고 하며, 표기 차원에서는 ‘백’(bag)처럼 뿌리가 깊은 것을 규범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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