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예절
아무리 ‘말부자’라도 들추어 부려쓰지 않으면 그 말이 앙상해지고 재미가 적어진다.
조심스러움, 바라고 비는 뜻, 당연하고 마땅함, 될 수 있으면, 그러하긴 해도 … 같은 뜻을 담고자 할 때 앞머리에 두는 말로 삼가·부디·마땅히·모쪼록·비록 …들이 있다. 이 밖에도 모름지기·무릇·애오라지·오직·더욱이·아무쪼록·하물며·제발·여하튼 …처럼 숱하다.
이들은 말마디나 문장 앞에 두어 뒷말의 벼리를 잡아주고, 앞말이나 상대가 한 말을 받아 물꼬를 돌리는 구실을 한다. 말 중간에서 숨을 고르고 말맛을 감칠나게 하는 구실도 한다. 요즘 들어 이런 재미를 느끼게 하는 말 쓰임이 드물어졌다.
대신, 그러나·그런데·그렇지만·하지만 …들이 든 글은 넘쳐난다. 꼬집자면, 숨길이 조급하고 글투가 메말라 어느 글이나 판박이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대저·도시·도통·설사·응당·필시·황차·설령 …처럼 낡은 투를 쓰자는 말은 아니다. 대화나 글 쓰는 환경이 넉넉해진 데 견줘 배려·격식·여유가 거추장스러워진 까닭일까?
“삼가 가르치시는 대로 하려니와 ~/ 삼가 큰뜻을 이루길 바라나이다/ 부디 몸조심하여라/ 부디 국민을 섬기겠다는 초심을 잊지 말고 ~/ 애오라지 피란 매양 물보다 진한 것이 아니어니/ 무릇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대통령을 꿈꾸기 마련이다/ 모쪼록 입법기관인 국회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판결이 나와야 할 것이다/ 모름지기 지도자는 진퇴가 분명해야 한다 …”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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