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사람이름] 강쇠 / 최범영

등록 2008-07-14 18:10

사람이름
‘가루지기타령’은 옹녀와 변강쇠의 활달한 성 행각을 다룬 판소리로, 영화와 만화의 밑감이 되기도 하였다. 몽골 사람이름에 ‘간토모르’가 있다. 말 그대로 강철, 바로 강쇠다. 몽골말 ‘간’과 우리말 ‘강’이 서로 만나고 있다. ‘강’이 든 이름에 강이·강가히·강고리·강돌이·강마·강만이·강비·강상이·강치가 있다. 강골(强骨↔약골)은 단단하고 굽히지 아니하는 기질을 이르며, 강돌은 강이나 냇가에 있는 호박돌이다. ‘강생이’(강상이)는 고장말로 강아지고, 강치는 몸집이 물개와 비슷한 바다 동물로, 지느러미 모양의 다리를 갖고 있다.

쇠를 만들 때 쇳돌(철광석)과 횟돌(석회석)을 용광로에 넣고 가열하면 쇳돌 찌끼와 횟돌이 엉긴 슬래그는 위로 뜨고 쇳물만 아래로 고인다. 이때 만들어진 것이 무쇠(주철)다. 무쇠는 단단하나 탄소가 많아 잘 부러진다. 달군 쇠를 두드려 단련하는 것을 불린다고 한다. 무쇠를 불린 것이 시우쇠(정철)다. 탄소량이 0.035∼1.7%가 되게 불린 것이 강쇠(강철)로, 질기고 녹도 덜 슨다. 탄소의 함량이 매우 적은 ‘무른쇠’(연철)는 ‘뜬쇠’라고도 한다. 사람이름에 ‘무쇠·믈쇠’가 있다. 수철(水鐵)로도 불리는 무쇠는 ‘믈쇠’에서 비롯된 듯하다.

첫가을에 부는 바람이 하필이면 강쇠바람일까? 용광로 같은 여름 끝, 열기에 그을린 강쇠 같은 사내들 사이로 부는 바람인 모양이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