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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람이름] 돌쇠 / 최범영

등록 2008-07-21 18:04

사람이름
명종 3년(1548년), 평양 사는 이인필의 집 암소가 송아지를 낳았는데 뒷다리 밑은 흰색, 앞다리 위 등뼈 사이로 발 하나가 거꾸로 나왔다. 상원군 사는 ‘돌쇠’(突衰)네 집에서는 검은 암소가 낳은 송아지가 머리 하나에 눈이 둘, 귀가 셋, 허리 위로는 소 모양이고, 허리 밑은 소 두 마리의 모양으로 발이 여덟, 꼬리 둘에, 털이 없는 벌거숭이였다.

돌쇠는 石乙金(석을금)/乭金으로 사뭇 적는데, 위 기록에서는 특이하게 소리 나는 대로도 적었다. ‘돌’이 든 이름은 참으로 많다. 돌개바람·돌개구멍의 ‘돌개/돌가’, 돌기둥이란 뜻의 ‘돌기디’가 있고 ‘돌덩이·돌덕이’도 보인다. 이름에 쓰인 ‘돌망이·돌명이·돌뭉이·돌믜’는 돌멩이의 아재비쯤 된다. ‘돌작’은 돌멩이의 고장말이고, ‘돌무적’은 돌무더기다. ‘돌타내’라는 이름의 ‘타내’도 널리 쓰였다. 황해도 말에서 ‘타내’는 ‘귀걸이’다. 몽골말 ‘타나’는 ‘자개·진주모’다. 고려 때 원나라 사신에 ‘타나’(塔納=탑납)가 있으며, ‘타나·타내’는 서로 관련된 이름인 듯하다. ‘돌도리·돌두리·돌모치·돌모티·돌무태’는 무슨 말일까? 경상도말로 모퉁이가 ‘모티’이므로 ‘돌모티’는 ‘돌 모퉁이’인 듯도 하다.

‘의리의 사나이 돌쇠’라는 영화를 비롯해 돌쇠는 우직하고 의리 있는 사내의 보통명사로 쓰이곤 한다. 눈앞 잇속을 챙기느라 의리마저 저버리기 일쑤인 사회에서 ‘돌쇠 정신’이 아쉽다 할까?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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