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예절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 남말 하듯 하는 말투가 있다. 제말이든 남말이든 따서 말할 수 있으나, 말에서는 따옴표를 쓰지 못해 직접인용이 쉽지 않고, 웬만해선 보람을 거두기도 어렵다. 이로써 여러 회의·토론·대화 자리에서 듣는이도 말할이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말투가 두드러진다.
“그것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봅니다만/ 정확한 숫자로 얘기를 하지 않았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해 주는 게 좋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이것에 대한 문제가 저는 심각하다라고 생각하는데/ 학부모들이 속을 수 있다라는 말씀 아닙니까?/ 치료감호를 또 한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
한 회의록에서 따온 말인데, 일상에서도 가끔 듣는 말투다. ‘라고·라는’은 조사·어미 등 쓰임이 여럿이다. 여기서는 직접인용 표지로 쓰였다.
“~ 아니다라고, ~ 않았다라고, ~ 좋다라고, ~ 심각하다라고, ~ 있다라는, ~ 한다라는”은 “~ 아니라고, ~ 않았다고, ~ 좋다고, ~ 심각하다고, ~ 있다는, ~ 한다는”으로 써야 걸맞다. ‘라’는 맺음씨끝이기도 해 ‘다’와 겹쳐 쓰기에는 거북살스럽다. 대체로 ‘이다·아니다’에서는 ‘다’를, 다른 데서는 ‘라’를 줄인다.
사람들이 말하고 듣기보다 읽고 쓰기를 많이 하는 까닭인가? 말·글이 ‘하나’되는 건 좋지만 말투와 글투에 어울리는 게 따로 있다. 그 경계를 분별없이 무너뜨리는 한 보기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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