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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짐승이름] 쥐 / 정호완

등록 2008-07-30 18:09

짐승이름
“불의 근원은 금정산에 들어가 한 쪽이 차돌이고 한 쪽이 무쇠인 돌로 툭툭 치면 불이 날 것입니다. 또 물의 근원은 소하산에 들어가서 샘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손진태의 <조선 신가유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불과 물의 근원을 몰라 생식을 하던 미륵이 생쥐를 붙잡아다 볼기를 치며 밝혀냈다는 사연이다. 그러니까 물과 불의 근원을 잘 알 정도로 쥐가 슬기롭다는 얘기다. 열두 짐승(십이지지) 가운데 맨앞에 나오는 게 쥐(=子)다. 사람이 땅 위에 살기 이전에도 쥐는 있었다

쥐를 ‘주이’에서 왔다고도 한다. ‘주이>쥐’가 된다. 주이의 기원형은 폐음절형인 ‘줃’에 접미사 ‘-이’가 붙은 말로 본 것이다.(서정범) ‘줃이-주디-주리-주이-쥐’와 같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라는 얘기다.

옛말로 거슬러 올라가면 마찰음과 파열음이 아울러 나는 파찰음소가 쓰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수이-주이-쥐’와 같은 형태를 생각할 수 있다. 다시 ‘수이’는 사이를 뜻하는 슷(間<훈몽자회)에 접미사 -이가 붙어 ‘슷이-스시-수시-수이’로 되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사람과 신 사이를 통하는 존재로, 아니면 짐승과 날짐승(새)의 중간 존재로 보려는 생각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도 쥐도 아닌 게 박쥐다. 한편에선 수많은 쥐가 실험용으로 사라져 간다. 쥐를 보면 자연이 절로 두려워진다.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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