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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상읽기] 헤즈볼라 알쿤타르 석방의 의미 / 사타르 카셈

등록 2008-08-15 21:31

사타르 카셈  팔레스타인 나자대 교수·정치학
사타르 카셈 팔레스타인 나자대 교수·정치학
세상읽기
2004년 초, 헤즈볼라는 500년도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미르 알쿤타르를 비롯해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모든 레바논 포로들을 석방시키려 이스라엘 군인 셋을 납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완강한 태도로 목적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2년 뒤인 2006년 7월11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군인 둘을 납치한 뒤 포로교환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두 군인을 돌려받는 유일한 길은 헤즈볼라와 협상하는 것이며 무력 사용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란 경고도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음날인 12일 대규모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그러나 33일간 지속된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

군사작전이 실패하자 이스라엘은 협상에 나서야 했다. 2008년 7월15일 포로교환에서 마침내 알쿤타르는 풀려났으며 베이루트 공항에서 레바논 대통령의 환영까지 받았다. 텔레비전 화면만 보면, 이스라엘은 무거운 패배감 속에 살아온 반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결정적 승리’를 구가해 온 것 같다. 양쪽은 이번 포로교환을 2006년 전쟁의 연속선에서 바라본다. 결과적으로는 헤즈볼라가 승리하고 이스라엘이 패배했다.

이스라엘은 아랍에 연전연승해 온 전통과 달리 전개된 이번 사태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랍 이슬람 사람들은 항상 아랍을 패자로, 이스라엘을 승자로 여겨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반전됐다. 시리아·이집트·모로코·요르단과 같은 아랍국들은 자국 군인들의 주검조차 되찾지 못했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해냈다. 헤즈볼라는 30년 전 이스라엘군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던 팔레스타인 여전사도 석방시켰다. 헤즈볼라는 일종의 ‘아랍의 일체감’도 성취해냈다.

이러한 사태 전개는 이 지역에서 ‘새로운 세력균형의 시대’를 상징한다. 헤즈볼라는 2000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축출할 수 있었다. 2004년에는 포로교환을 성사시켰다. 2006년에는 이스라엘의 전쟁을 실패로 만들었다. 그리고 2008년에는 알쿤타르를 석방시켰다. 반면, 이스라엘은 지금까지의 성취와는 반대로, 복수할 능력도 없이 패퇴를 맛봐야 했다. 이스라엘은 대화보다 주먹이 앞서고 그들의 협박은 늘 실행됐다는 것은 이 지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헤즈볼라가 도발적이고, 이스라엘은 무기력해 보인다.

이 지역의 군사력은 계속 증강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수사학이 무력해지고 군사적 노력이 별 효과가 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포기한 것은 아니며, 더 많은 군사작전 준비를 하고 있다. 헤즈볼라도 성장했으며 이른바 ‘이스라엘의 소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란으로부터 신형 무기를 공급받았다. 지상 기동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지난 2월 다마스쿠스에서 자신들의 고위 군 지휘관이 공격받아 피살된 사건이 이스라엘과 아랍 정보기관이 협력한 소행으로 믿고 있다.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에 괴멸에 가까운 복수를 다짐해 왔다. 이 지역 사람들은 나스랄라가 헛소리를 하지 않으며 위협적 경고를 늘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만일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엄청난 격동이 이 지역을 휩쓸 것이다.

이란과 미국은 각각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뒤에서 지원 태세를 갖추고 있다. 양쪽 모두 이 지역에서 그들의 역할이 상당 부분 이스라엘-헤즈볼라 대결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믿으며,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온갖 종류의 지원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헤즈볼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사타르 카셈 팔레스타인 나자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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