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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신냉전 / 권태선

등록 2008-08-21 20:58

권태선 논설위원
권태선 논설위원
유레카
그루지야 사태 이후 신냉전을 경고하는 목소리들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2008년 8월8일은 1989년 11월9일만큼이나 중요한 날”이라는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보좌관 로버트 케이건의 평가가 단적인 예다. 후자가 냉전 해체의 시작을 알린 날이라면, 전자는 신냉전의 시작을 의미하는 날이라는 것이다.

냉전 해체의 주역이자 그루지야 대통령을 역임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나제 역시 세계 도처에 신냉전의 징후가 감지된다며 우려한다. 그러나 그는 신냉전을 유도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체코와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망을 설치하려고 하는 미국이라고 지적한다.

알다시피 47년 미국의 재정전문가 버나크 바루크가 처음 쓴 냉전이란 말은 열전 없는 전쟁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 반세기에 가까이 세계를 옥죄었던 냉전체제에선 그 축이던 미국과 소련 사이의 직접적인 무력충돌은 없었어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수많은 대리전이 전개됐다. 냉전체제 유지를 위한 미-소 무력증강 경쟁도 가열찼다. 그 경쟁에서 미국은 완승했다. 소련은 해체됐고 동유럽 사회주의는 몰락했다. 미국 보수파들은 승리에 도취해 “20세기 자유와 전제주의 간의 대투쟁은 자유주의 세력의 결정적 승리로 끝이 났다. 이제 지속 가능한 유일한 모델은 자유·민주·자유기업”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 이후 유일 초강국으로 등극한 미국은 세계를 좀더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체제 형성보다는 자국의 영향력 확장에 더 골몰했다. 냉전시절 공산권에 대항하는 군사기구였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성격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는 대신 그 확대에 급급해 러시아의 고립감을 자극했다. 그루지야 사태를 촉발한 원인 가운데 하나도 국경을 맞댄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 움직임이었다. 그러므로 신냉전이 시작된다면 그것은 러시아의 귀환보다는 그 귀환을 가능케 한 냉전구도의 미청산 탓이 더 크다.

권태선 논설위원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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