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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중국산 / 함석진

등록 2008-09-15 20:27

함석진 기자
함석진 기자
유레카
명절 때면 등장하는 기사가 있다. 국산과 중국산 구별 요령이다. 한 대목을 보자. “국산 도라지는 살짝 단맛이 돌지만 중국산은 약간 시큼하다. 중국산 밤은 알이 잘고 윤기가 덜하다.” 대장금도 울고 갈 절대미각과 눈썰미로 용케 잡아냈다고 해도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올해 시골 우리 동네에서 난 밤은 유난히 알이 작고 윤기도 덜했다. 뭐든 그렇게 보면 그래 보인다.

중국에서 매년 많은 양이 수입되는 찐쌀이란 게 있다. 보통 2~3년 묵힌 쌀을 한 번 찌고 말린 것이다. 집단 급식하는 곳이나 김밥공장, 식당에서 많이 쓴다. 지난 2004년 표백용으로 쓰이는 이산화황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뒤 정부에서 단속을 강화했다지만, 구멍 숭숭이다. 헐거운 표본조사만 통과하면 포대 바꿔치기, 흑미 섞기 등 눈속임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2~3차 가공 제품에 원료로 섞여 들어가는 것들은 보통 사고가 터지기 전엔 막기 어렵다. 값싼 대체물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인데, 바로 독성이 나타나는 유해물질을 대놓고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중국산 치약에서 자동차 부동액으로 쓰이는 디에틸렌글리콜이란 화학물질이 검출돼 소동이 일었다. 사실 이 물질은 오랫동안 인체에 축적돼야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중국 한 업체가 분유에 섞어 아기 신장결석을 유발한 멜라민이란 물질도 플라스틱과 비료 원료로 쓰이지만, 자체가 유독물질은 아니다. 특별한 유기화합물과 결합했을 때 결석을 만든다. 소비자들은 이제 화학 공부까지 해야 할까?

기업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품 값을 낮춘다. 상품의 원재료와 첨가물은 복잡해지고 국적은 마구 뒤섞인다. 유통과정은 미로 같다. 세계화가 허용한 이윤추구 가치사슬 맨 끝에서 가난한 소비자들은 소중한 생명을 걸고 오늘도 허기를 달랜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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