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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간지 / 김선철

등록 2008-10-21 20:27

외래어
요 몇 해 젊은 누리꾼들 사이에 ‘간지’라는 생소한 표현이 쓰이고 있다. 주로 다른 말과 붙어 다닌다. ‘간지 나다’, ‘간지 패션’, ‘간지 스타일’ 따위가 몇몇 누리집에서 자동 완성 기능의 대상으로 등장할 정도다. 젊은이들을 주로 상대하는 인터넷 옷가게 중에는 광고 문구에 ‘간지’를 대놓고 쓰는 곳도 보인다. 여기서 ‘간지’는 ‘멋스러움’, ‘특이한 멋이 있음’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간지’는 ‘느낌·기분·감각’ 등을 뜻하는 일본말 ‘간지’(感じ, かんじ)에서 왔다는 설이 강하다.(그런데 정작 일본말에서는 이런 뜻으로 ‘간지’를 쓰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런 설 가운데 그럴듯한 하나가 ‘일본풍이다’란 뜻으로 ‘간지필(かんじ+feel)이 있다’ 정도의 표현이 먼저 등장했고, 그 다음에 뜻이 변해서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일본말을 꽤 잘 아는 이가 만들어낸 말이 퍼진 것일 테다. 우리가 역사적 배경으로 일본과 일본말에 대해 지니고 있는 거부감을 고려해 보면, 정작 더욱 큰 문제로 생각될 수 있는 것은 많은 이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런 일본말 기원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순전한 창작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지 않을까. ‘멋지다’는 뜻으로 최근에 생긴 젊은이들의 말로 ‘쌔끈하다’가 있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폼 나다’라는 말을 썼다. 쓰임새가 많은 말은 자꾸 바뀌나 보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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