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바바리 / 김선철

등록 2008-11-04 18:41

외래어
‘바바리’라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 중절모를 눌러쓰고 남의 눈길을 피하려 애쓰는 스파이, 안갯속을 쓸쓸히 거니는 외로운 중년이나, 아주 드물겠지만 요즘은 소식이 뜸한 ‘바바리맨’을 떠올리는 분도 있을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낭만적인 분위기가 서린 강가에서 낙엽을 밟으며 거니는 한 쌍의 남녀는 예전 영화에서 대개 바바리를 입고 등장했다. 예나 지금이나 그 인기는 식지 않는 듯하다. 멋스러움과 실용성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우리에게 ‘바바리’는 ‘바바리코트’를 줄여서 달리 이르는 말이다. 봄가을에 입는 긴 외투로서, 이를 만들어 유명해진 영국의 의류 회사 ‘버버리’(Burberry)에서 왔다. 그러나 ‘버버리’ 제품이 아니더라도 그런 외투를 우리는 모두 ‘바바리(코트)’라는 외래어로 이른다.

‘바바리’는 트렌치코트(trench coat)가 발전된 것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참호용 외투’라는 뜻의 트렌치코트란 이름은 군복의 일종이어서 생겼다. 트렌치코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장교가 참호용으로 입던 옷으로서, 목 아래의 깃은 완전히 덮거나 비스듬히 열어젖힐 수 있고, 옷감과 같은 재질의 천으로 허리띠를 두르는 형태의 일종의 비옷이었다. 천의 종류나 길이, 모양이 조금 바뀌긴 했으나 트렌치코트의 그 기본 형태는 지금도 ‘바바리’에서 유지되고 있는데, 그 멋스러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남녀 두루 입게 되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