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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알렉산드리아 / 함석진

등록 2008-11-24 19:27수정 2008-11-25 11:03

함석진 기자
함석진 기자
유레카
이집트 카이로에서 북서쪽으로 160㎞ 떨어진 곳에 ‘지중해의 진주’ 알렉산드리아가 있다. 몇 해 전 배낭 하나 메고서 아프리카 몇 나라를 돌 때 이 도시에서 이틀을 묵었다. 시장 좁은 거리 고리에 매달아 놓고 팔던 양고기와 낡은 거리 전차, 눈이 부신 지중해의 햇살을 그대로 받고서 20㎞ 넘게 해안을 따라 펼쳐진 모래밭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도서관. 기원전 300년 무렵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지었다는 도서관엔 파피루스로 만든 70만개의 두루마리 책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 독이 묻은 금서로 나오는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2편 ‘희극론’은 지금은 전해 내려오지 않는다. 이 책을 포함해 그리스, 로마 시대에 지어진 대부분의 책이 도서관에 소장돼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책들은 모두 불타 사라졌다. 지난해 번역돼 나온 이탈리아 루치아노 칸포라가 쓴 <사라진 도서관>에는 외부 세력이 이 도시를 정복한 뒤 4천여개의 목욕탕에 물을 데우기 위해 6개월간 불태웠다는 기록도 나온다.

작가의 명성에 연연해하지 않던 프란츠 카프카는 자신의 글을 후세에 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틈틈이 불태워 버렸다. 바이런은 회고록을 다 써놓고 원고지 무게의 가벼움을 한탄하며 벽난로에 던져 버렸다.

유럽연합은 ‘풍요로운 문화유산을 지키고 전세계가 나누자’며, 유럽 문화유산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세계에서 1000만명 이상이 접속하면서 서버가 다운됐지만, 단테의 <신곡>, 베토벤의 친필 악보 등 200만건의 입력을 마쳤다. 구글은 2005년부터 미국 하버드(1580만권), 옥스퍼드, 프린스턴 등 주요 대학들이 보유한 모든 책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다른 알렉산드리아 ‘웹 도서관’은 인류의 모든 지적 자산을 담아가고 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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