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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삐라·찌라시 / 김선철

등록 2008-11-25 18:18

외래어
신문·방송이 지금처럼 발달되지 못했을 때는 벽보가 관청이나 민간의 주된 홍보 수단이었다.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전통이 돼서인지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를 보더라도 아직 벽보가 꽤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런데 더 널리 또는 시급하게 알려야 할 것은 자동차나 비행기가 벽보보다 작은 종이에 내용을 담은 이른바 ‘삐라’를 뿌려 알리기도 했다. 비행기가 뿌려서 하늘에서 펄럭이며 내려오는 삐라는 모처럼 구경거리를 연출하여, 철없는 아이들이 서로 더 많이 주우려고 난리법석을 떨기도 했다.

삐라와 비슷한 낱장 형태로 된 ‘찌라시’도 있다. ‘삐라’는 쓰인 지 꽤 오래 된 탓에 웬만한 국어사전에 실렸지만, ‘찌라시’는 요 근래에 들어온 말인지 국어사전에서 찾기 어렵다.

‘삐라’는 영어 ‘빌’(bill)이 일본말에서 ‘비라’(ビラ)가 된 다음, 우리말로 넘어와 다시 꼴이 바뀐 모습이다. 이는 주로 정치적인 선전문을 담는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찌라시’는 선전지나 광고지를 뜻하는 일본말 ‘지라시’(散(ち)らし)가 변한 말로서, 우리에게는 상업적인 광고를 담는 것을 뜻하는 쪽으로 한정되는 분위기다. 이와 달리 일본 사전에는 ‘비라’와 ‘지라시’를 거의 같은 뜻으로 풀이했다. ‘삐라’와 ‘찌라시’ 두 가지를 한꺼번에 일컫는 한자말은 ‘전단’(傳單)이며, 근래에는 ‘전단지’라고도 한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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