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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험담 / 최인호

등록 2008-11-27 18:01

언어예절
사람들은 대놓고든 돌아서서든 남을 욕하거나 헐뜯기를 좋아한다. 그래선지 우리에겐 좋든 나쁘든 아예 남 얘기를 하는 걸 금기로 여겼다. 할일 없고 쓸데없는 소리라는 것이다. 집안·가족 단위에서 말조심을 하도록 하던 밥상머리 내림이다.

이런 내림은 가족이 흩어져 사는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는데, 말길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악덕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집안에서 바깥 얘기나 남 얘기를 입에 올리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는 점을 일러 주는 본보기라 하겠다. 대개 남 얘기를 하다 보면 흉이나 욕으로 번지는 까닭이다.

요즘 인터넷상의 악성댓글·뒷얘기·뒷말들도 헐뜯거나 욕·비난으로 나타나는데, 찧고 까분다는 말처럼 이 역시 악덕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사생활 문제에서는 그 사람의 명예와 잇닿을 때가 많다.

하지만 정당한 비판은 권장할 일이다. 거기서 발전이 나오는 까닭이다. 매체가 인터넷이든 공공 언론이든, 그 내용이 정치·윤리든, 법적인 것이든 정당한 비판을 처벌할 일은 아니다. 공인이거나 유명세를 타는 사람은 갖가지 비판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책임이 무겁고, 관심의 대상이 되는 까닭이다. 괴롭지만 비판을 넘어 헐뜯는 말까지도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말하는 쪽에서 조심할 일은,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려 판단하거나 밝히는 일과 헐뜯기·험담·비난이 구분이 안 될 때가 많다는 점이다. 비판은 사람을 살릴 때가 많지만 험담은 사람을 죽일 때가 많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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