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발을 헛디뎌 관절을 삐거나 타박상을 입었을 때 쓰는 약품으로 ‘파스’가 있다. ‘파스’는 조금 어려운 말로 외용 소염진통제, 곧 살갗에 바르는 염증과 통증 완화 약인데, 예전에는 납작한 통에 가득 들어 있는 반투명 연고 또는 접착제 성분을 한쪽에 바른 손바닥만 한 하얀 천 두 가지 형태였다. 요즘은 그 형태와 종류가 무척 많아졌다. 벌레 물린 데 바르는 물파스가 있는가 하면, 축구 경기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뿌리는 파스, 로션처럼 걸쭉한 파스도 있다. 요즘의 파스는 대개 시원한 것과 더운 것으로 나뉜다.
약품의 한 종류를 일컫는 ‘파스’는 독일말 ‘파스타’(Pasta)에서 끝의 ‘타’가 떨어져 줄어든 꼴이다. 혹시 줄임꼴을 좋아하는 일본말에서 온 것이 아닐까 싶어 찾아보니, 1950년대에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팔렸던 일본의 유명 제품 이름에 ‘파스’가 쓰였다고 한다. 그 제품 이름은 ‘사롱파스’(サロンパス)였는데, 지금까지도 일본에서는 그 제품 이름 자체를 우리의 ‘파스’처럼 쓴다고 한다. 60년대부터는 일제 파스 못잖은 국산 파스가 생산되었고, 그 기업은 다행히 지금까지도 건재하다.
한편, ‘파스’라는 말은 ‘크레파스’의 준말로 쓰이기도 하고, ‘타이어가 파스 나다’처럼 유래를 알 수 없는 말로도 쓰인다. 또 예술·의약 용어로 각각 달리 쓰이고, 경기에서 공을 다른 선수에게 넘긴다는 뜻의 ‘패스’를 북한에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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