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예절
말로 하는 일에 흥정 아닌 게 드물다. 집안·사회 두루 사람 관계가 그러하며, 회사·나랏일도 대체로 이로써 이뤄지고 발전한다. 이를 격식화한 것이 약속, 곧 법·기준이다. 그것도 바뀔 수 있으므로 임시방편이다. 그러니 공사간에 늘 새로운 흥정이 이뤄지기 마련이다.
“흥정도 부조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는 흥정을 좋게 여기는 속담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흥정을 ‘물건 값을 덜 주고 더 받으려는 수작’, ‘제 이익을 좀더 보려는 짓거리’로 좁히거나 낮잡아 쓰는 편이다. 이런 생각이나 풍토는 말을 가난하게 한다. 말의 가난은 그 말겨레의 정신을 가난하게 한다.
‘거래·협상·회담·상담·교섭·중개·수작 …’ 행위들을 싸잡아 ‘흥정’으로 일컫지 못할 게 없다.
흥정만큼이나 ‘장사’도 낮잡히는 경향이 있다. 사·농·공·상 차별이 사라진 자본주의 세상에서 ‘장사·흥정’을 값싸게 여기는 풍토를 어떻게 봐야 할까? 무슨 일자리 나누기와는 다른 결과를 부른다. 장사·흥정 자리는 ‘비즈니스·바겐·마케팅·로비 …’ 따위에 많이 내주었다.
“정치적 흥정, 흥정거리, 흥정 대상, 장물 흥정, 더런 흥정, 총선용 흥정 ….” 그 앞에 고깔을 씌워서라도 흥정을 써먹는 걸 보면 쓸모가 증명된다. 흥정에는 본디 거간·중개·변호·외교·조정·협상 따위 온갖 갈래가 있다. 관련된 학문 분야도 여럿이다. 이를 뭉뚱그리면 ‘흥정학·거래학’이 된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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