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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사파리 / 김선철

등록 2009-02-24 19:36

외래어
간혹 춥다고 하여도 한겨울의 추위에는 미치지 못하는 때에 어느덧 이르렀다. 서쪽에서 바다를 건너오는 누런 먼지가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겨우내 갇혀 지냈던 아이들은 놀이공원이나 동물원에 가자고 부모를 조를 준비가 이미 되어 있을 터이다.

동물원을 겸하는 놀이공원에 가면 대개 사파리가 있다. ‘사파리’(safari)는 원래 아프리카 스와힐리 말에서 ‘여행’이라는 뜻이었다. 이것이 영어로 들어가 아프리카 지역(주로 동부)에서 자동차에 천막·무기·탄약·식량 등 야생 짐승을 잡는 데 필요한 장비들을 싣고 장기간에 걸쳐서 다니는 수렵 여행을 일컫게 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이 말의 쓰임을 넓혀서 ‘인도 사파리’(인도 수렵여행), ‘사파리 랠리’(아프리카 장거리 자동차경주) 등으로 썼다. 지금은 ‘사파리 투어’(safari tour)라는 표현도 쓰이므로 ‘사파리’에 원래 있었던 여행이라는 뜻은 영어에서 꽤 약해진 듯하다.

우리는 오늘날 ‘사파리 구경 가자’, ‘사파리에 다녀왔다’라고 말하니 야생 환경처럼 꾸민 너른 공간에 풀어 키우는 여러 짐승들을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구경할 수 있도록 꾸민 공원을 일컬어 ‘사파리’라고 주로 부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파리를 하였다’는 표현은 거의 쓰이지 않으므로 여기에 ‘여행’이라는 뜻은 부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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