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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이 관계자 / 여현호

등록 2009-06-10 21:41

여현호 논설위원
여현호 논설위원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곧 ‘비보도’는 언론과 취재원 사이에서 가장 강력한 비밀 유지 약속이다. 제한 없이 보도할 수 있는 ‘온 더 레코드’(On the record), 출처만 밝히지 못하는 ‘익명 보도’(Not for attribution), 확정되지 않은 것이어서 인용은 하되 출처를 흐려야 하는 ‘배경설명’(Background briefing), 정확한 인용이나 출처 암시를 못하는 ‘심층배경’(Deep background briefing) 등과 달리, 보도 자체가 아예 금지된다.

오프 더 레코드는 지키는 것이 원칙이다. 언론윤리 실천요강은 ‘기자가 취재원의 비보도 요청에 동의한 경우 이를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개될 경우 공익을 크게 해치거나 취재원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비보도 등 보도제한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취재 현장에선 그런 경우만 있진 않다. 은근한 비방이나 여론 떠보기 따위 언론 플레이에 비보도 요청이 악용될 때가 오히려 많다. 언론이 동의해야만 오프 더 레코드가 성립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언론윤리 실천요강은 특히 ‘취재원이 … 자기의 일방적 주장에 근거해 제3자를 비판·비방·공격하는 경우 익명 요청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못박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보도에 자주 나온다. 대부분 누군가를 비난하는 내용들이다. 지난해 촛불 정국 때도 국민을 꾸짖고 호통치는 발언은 그런 익명 몫이었다. 만약, 이 관계자가 ‘오프 더 레코드’라며 공개적으론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연일 쏟아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론의 보도 태도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있고, 실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더라도 보도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이 관계자가 누구인지 웬만한 이들은 다 알고, 그의 발언이 정보가 아니라 주장이나 비방일 뿐이라고 해도 그래야 하는 것일까?

여현호 논설위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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