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내분비샘에서 분비되는 체액과 함께 체내를 순환하여 다른 기관이나 조직의 작용에 영향을 끼치는 물질을 통틀어 ‘호르몬’, 즉 내분비물이라 이른다.
‘호르몬’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원어가 영어 ‘hormone’으로 나타나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코너’(corner), ‘저먼’(German)과 같은 많은 예들을 보면 우리의 차용 습관으로 영어 ‘hormone’은 ‘호몬’으로 받아들였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왜 ‘호르몬’이라고 할까? 이에 대해서는 세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먼저, 철자식 발음일 수 있다. 우리가 서구어를 처음 받아들일 때는 원어의 발음을 접하기 어려웠고 대신 인쇄물을 통해서 받아들였기 때문에 철자식 발음으로 된 외래어가 있다. ‘메달’(medal), ‘모델’(model)이 그런 예로 보인다.(일본어를 통해 들어온 것일 수도 있다.) 둘째, 원어가 영어가 아니라 독일어 ‘Hormon’일 수 있다. 독일어의 음절 끝에 오는 ‘r’를 우리가 ‘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Garten’은 ‘가르텐’, ‘Dortmunt’는 ‘도르트문트’라고 한다. 셋째, 일본어 ‘호루몬’(ホルモン)이 들어와서 적절히 변형된 것일 수 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마도 세 번째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이를 증명할 방법은 사실상 없는 듯하다. 그만큼 어원은 밝혀내기 어려운 것이고, 그래서 기록이 중요하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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