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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짐승이름] 팔색조 / 정호완

등록 2009-07-08 21:06

“아열대와 열대 숲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푸른날개팔색조’가 5월30일 마라도 해송 숲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견됐다.”(<한겨레> 2009년 6월9일)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 지회가 해마다 하는 철새 정기조사에서 팔색조가 마라도에 살고 있음을 알린 기사다. 팔색조는 겁이 많고 고독을 좋아하는 새다. 홀로 땅 위를 깡충깡충 뛰는 듯이 다니며 땅속의 지렁이 같은 먹이를 잡아먹고 둥우리로 먹이를 가져와서 새끼를 기른다. 부리와 발로는 땅속의 지렁이와 딱정벌레 등을 찾아낸다. 시냇가에서 더러 골짜기로 드리워진 나뭇가지에 앉아 쉬기를 즐긴다. 그러면서도 적을 피해 언제나 소리 없이 움직인다. 몸짓은 놀라우리만치 빠르다. 위험을 느꼈을 때는 숲을 멀리 벗어나 숲 위를 날아돌 때도 있고, 때로는 사람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오기도 한다.

울음소리는 닭 울음처럼 멀리까지 잘 들린다. 날씨와 바람에 따라서는 10리 밖까지도 간다. 짝짓기 철이 되면 ‘호객·호객’ 하고 암수가 자주 울며 한 마리가 울면 이와 함께 다른 녀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진다. 여덟 가지 색을 갖추었다고 그리 불렀을 터. 병아리 적에는 좀처럼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며 이때 간혹 내는 울음소리는 암수 구별이 쉽다. 암컷의 울음소리는 수컷의 소리보다 흐려지고 깨진 소리가 섞여 들린다. 자연도태론의 새 연구가인 월리스는 알록달록하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라고 했다. 우리보고 아름답게 살아가라고 찾아온 것인가.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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