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현호 논설위원
미국 대통령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 보수 성향의 텔레비전 토크쇼 진행자 존 매클로플린은 한 토론회에서 “버락 오바마는 ‘오레오’(oreo)의 전형적 인물”이라고 말했다. 오레오는 미국의 제과회사 크래프트 나비스코가 1912년부터 지금까지 5천억 봉지 가깝게 팔아온 대표적인 과자다. 검은색 비스킷에 흰 크림이 들어 있는 이 과자에 빗대, ‘백인처럼 행동하는 흑인’을 오레오라고 부른다. 백인에게 고분고분한 흑인을 가리켰던 ‘엉클 톰’의 손자뻘쯤 되는 말이다.
오바마를 오레오로 지목한 발언은 흑인 사회 저변의 정서를 건드릴 수도 있는 것이었다. 흑인 사회에서도 교육기회의 확대 등으로 중산층이 크게 늘었지만, 절대다수는 여전히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많은 중산층 흑인들은 백인 주류사회로 편입되려 했다. 흑인들이 이들을 오레오라고 부를 때는 은근한 적대감도 깔려 있었다. 변호사 출신인데다 어머니가 백인인 오바마는 이런 정서 탓에 선거운동 초기 흑인 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 터였다. 그럼에도, 결국 오바마가 흑인 사회의 지지를 얻어낸 것은, 그에 대한 기대가 그런 반감보다 훨씬 컸던 탓일 것이다. 그만큼 흑인 사회가 성숙했다는 얘기도 된다.
미국 국적의 동포 3세 가수가 몇 년 전 인터넷의 사적 공간에 한국인을 비하하는 말을 남겼다가 뒤늦게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처럼 스스로 미국인이라고 느끼고 행동하는 아시아계를, 안에 흰 크림이 가득 찬 갈색 케이크 과자 이름을 따 트윙키(twinkie)라고 부른다. 백인처럼 구는 멕시코인이나 아메리카 원주민을 두고선 ‘코코넛’이나 ‘애플’이란 말도 있다. 자신과 좀 다르다는 이유로 그런 식으로 비하하는 것도 보기 흉하지만, 그런 이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집단으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일 역시 그리 아름답지도, 어른스럽지도 않아 보인다. 여현호 논설위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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