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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백승종의역설] 원자력발전소

등록 2010-01-15 18:30

백승종 역사학자
백승종 역사학자
1954년 6월27일, 모스크바 남서쪽 도시 오브닌스크에서 5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다. 세계 최초의 원전이었다. 1년 뒤, 그보다 규모가 10배 이상 큰 새 원전이 영국에 등장했다. 최초의 상업용 원전이었다. 2008년 현재, 한국에는 20기의 원전에서 국내 전력의 24%가 생산되었다. 오늘날 원전 보유국은 30곳 정도, 원자로는 약 440개가 있다. 이것은 반세기 전 전문가들이 예측한 성장 전망치의 25%도 채 못 된다.

원전은 사양산업이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원전 건설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영국에서는 궁여지책으로 특별세 도입을 검토했다. 이대로 가면 20년 안에 세계의 원전은 현재보다 30% 정도 축소될 거라고 한다. 온실가스 배출이 없다는 것은 원전의 큰 장점이지만, 단점은 여러가지다.

방사능 폐기물의 처리와 노후시설의 철거도 문제지만, 폐열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심각한 수준이다. 원전은 건설비도 만만찮아 공사비가 킬로와트당 5000유로로 다른 발전시설보다 덜하지 않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원전의 전력생산단가 역시 경쟁력이 별로 없다고 결론지었다. 최근 국내에서는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 강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며 원전산업이 부흥할 거란 예측이 쏟아져 나오지만, 믿을 만한 근거는 없어 보인다.

원전의 또 한 가지 심각한 문제는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최악이었다. 방사성 구름이 서유럽까지 날아가자, 충격에 빠진 유럽인들은 20년 동안 원전 건설을 전면 중단했다. 사실 원전은 안전가동 될 때도 인근 주민의 건강을 위협한다. 그들은 백혈병에 걸릴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원전은 실상 골칫거리다.

최근 한국전력이 아랍에미리트의 원전사업을 수주했고, 그러자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동반상승할 만큼 여론이 들썩였다. 다들 귀가 너무 얇은 것은 아닐까.

백승종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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