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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구리무와 포마드 / 김선철

등록 2010-01-19 18:36

북녘에서 나와 남쪽에 정착한 여성들이 여기의 화장품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북녘에서는 화장품 종류도 단순하거니와 이름도 쉬운 우리말로 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매우 많은 종류에다가 영어 이름 일색이기 때문이다. 실은 남쪽 사람에게도 ‘베이스’, ‘파운데이션’, ‘에센스’ 등 우리의 화장품 이름은 화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거의 알 수 없는 전문용어처럼 여겨진다.

서양식 화장품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 백분, 크림, 향수, 비누 따위가 이때 등장했다고 한다. 당시의 유명 제품으로는 ‘동동구리무’가 있었는데, 이는 러시아 행상들이 북을 ‘동동’ 울리며 ‘크림’(cream)의 일본말 발음인 ‘구리무’를 외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것은 요즘처럼 포장된 물건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덜어서 살 수 있어서 여성들에게 대단히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얼마 후에는 남성 치장용품도 등장하였는데 1940년대에 처음 등장한 ‘포마드’(pomade)가 그것이다. 이는 사과라는 뜻의 프랑스말 ‘폼’(pomme)과 어원이 같은 말로서, 사과향이 나는 머릿기름을 이른다. 원래는 광물성 포마드가 들어와 있었는데, 어떤 국내 기업이 식물성 포마드를 개발하여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며, 이를 발라서 뒤로 빗은 머리가 일류 멋쟁이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포마드는 1970년대에 인기를 잃었으나 헤어젤(hair gel), 무스(mousse), 헤어왁스(hair wax) 같은 제품들이 나와서 뒤를 잇고 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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