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원래 빨랐던데다 속도 증가율마저 높았기 때문이다. 또 초고속 인터넷 사용 비율도 1위를 차지하였다. 이런 결과는 외국을 다녀온 분들의 경험으로도 능히 그러하리라고 짐작이 되었다.
인터넷은 우리나라에서 1982년에 시작되었는데, 이때는 두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연구용에 그쳤고, 94년에 상용 서비스가 이루어졌다. 그 전에는 89년 시작된 피시통신으로 만족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시작되었을 때는 지금과 같은 환경이 아니어서 약간 용량이 큰 이미지 대신 하얀 바탕의 네모난 상자에 빨간색 가위표가 그려진 이른바 ‘엑박’이 나타나 꽤 우리를 답답하게 했다. ‘엑스박스’(X box)의 줄임말인 이 말이 언제부터 쓰였는지 정확한 기록을 찾기는 어렵지만, 94년 상용 서비스 시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때부터 쓰이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그런데 ‘엑박’은 한 외국 회사의 게임기 ‘엑스박스’(XBOX)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이 게임기는 2002년 12월에 우리나라에서 팔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이후 이를 ‘엑박’이라 했을 법하지만, 동호회 사이트를 뒤져보니 그보다 두 달 전에 이 말을 쓴 글이 나온다. 외국에서 1년 정도 앞서 판매하였기 때문이다. 일부 계층에 국한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제 ‘엑박’은 이 게임기를 가리키는 빈도가 더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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