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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사성어다듬기] 술못에 고기숲(주지육림) / 정재도

등록 2010-01-27 18:07

사나운 임금(폭군)의 대명사로 ‘걸주’라는 말이 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랜 왕조라고 하는 하나라의 마지막 왕 ‘걸왕’과, 다음의 은나라 마지막 왕 ‘주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둘이 다 음탕하고 난잡하며 사납고 모진 짓을 마음대로 하여 나라를 망쳤다고 한다.

중국 한나라 사마천이 ‘황제’로부터 ‘무제’까지 역대 왕조의 역사를 기전체로 적어 전한 초에 펴낸 역사책 <사기>의 ‘하 본기’에는 걸왕에 관해서 적은 내용이 매우 간단하지만, ‘은 본기’에는 주왕의 모짊새가 상당히 자세하게 적혀 있다.

“술을 가지고 못을 이루고, 고기를 가지고 숲을 이루고, 남녀를 벌거벗겨 숨바꼭질을 시키고, 온 밤을 마셔 새웠다. 백성들이 원망하여 등을 돌리는 자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주왕은 도리어 형벌을 무겁게 하여 달군 쇠로 살을 지지는 법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호탕한 놀이를 즐기는 짓을 ‘술못에 고기숲’(주지육림)이라고 하게 되었다. 위 <사기>의 글 끝에 있는 “형벌을 무겁게 함”은 자기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것을 나타내며, “달군 쇠로 살을 지지는 법”이라 함은 구리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숯불로 뜨겁게 한 뒤 미끌미끌 미끄러지는 그 뜨거운 기둥 위를 죄인에게 걸어가게 하여 보기에 민망할 만큼 괴롭히고 태워 죽이는 형벌이라고 한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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