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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사순절 / 정석구

등록 2010-02-18 18:37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지구촌 곳곳에서 배불리 먹고 즐겼던 카니발이 끝나고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보는 사순절이 지난 17일 시작됐다. 기독교인들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며 부활절 전까지 40일간의 참회기간을 갖는다.

참회기간이 왜 40일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노아의 방주에 나오는 홍수가 40일 계속됐고,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십계판을 받기 위해 40일 기도했으며, 예수가 광야에서 40일 단식했다는 등의 사례에서 40일이 유래했다고 한다. 십일조 개념에서 보면, 일년의 10분의 1인 36일간 참회의 시간을 가졌는데 여기에 4일을 더해 40일간의 사순절이 됐다는 설도 있다. 유래야 어떻든 기독교인들은 이 기간에 그동안 지은 죄를 참회하고 죄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 기도, 금식, 자선 등을 하면서 경건하고 절제된 생활을 한다. 1962~65년 열린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사순절의 보속은 다만 내적이고 개인적이어서는 아니 되며, 동시에 외적이요, 사회적이기도 해야 한다”(전례헌장 제110항)고 밝혔다. 기도와 금식이 내적이고 개인적인 보속이라면, 자선은 죽어가는 다른 생명을 살리려는 외적이고 사회적인 보속이다.

사순절을 맞아 천주교와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경기도 팔당 유기농재배단지에서 ‘4대강 사업 중단 및 팔당 유기농 보전’을 위한 생명평화미사와 금식기도회를 시작했다.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갈 위기에 처한 뭇 생명을 살리려는 넓은 의미의 사회적 보속인 셈이다. 2000년 전에도 그랬듯이 폭압적인 위정자들이 존귀한 생명을 마구 짓밟고 죽이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왜 이런 부조리한 현실이 되풀이되는 것일까. 그동안의 사순절 보속이 너무 형식적이고 개인적인 보속에 치중하다 보니 그런 것은 아닐까. “사순절 보속은…사회적이기도 해야 한다”는 의미를 곱씹게 하는 사순절이다.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twin8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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