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토씨(조사)나 어미를 잘못 쓰면 주장하고자 하는 뜻과 다른 뜻의 문장이 되어버릴 수 있다. 심하면 정반대의 뜻이 될 수도 있다. 우리말은 조사와 어미가 문장의 맥을 이어가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미디어법은 정부의 주장대로 일자리 창출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 언론미디어 규제를 완화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정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의 신문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미디어법이 시행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뒤 내린 마지막 결론이 아주 우스운 말이 되고 말았다. 정부는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주장했는데, 정부 역시 일자리 창출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부의 주장대로’라는 부사구에 문제가 있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는 부사구가 ‘전혀 별개의 것이다’라는 술부를 꾸미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가 정부의 주장으로 바뀌어 버렸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는 부사구를 ‘정부가 주장하는’이라는 관형절 또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라는 부사구로 바꿔야 제 뜻이 살아난다. 그렇게 하면 ‘정부가 주장하는’이라는 관형절은 ‘일자리 창출’까지만 꾸미기 때문에 뒤따르는 “일자리 창출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는 정부의 주장이 아닌 글쓴이의 주장이 된다. 토씨 하나 잘못 쓰면 이런 결과를 가져온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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