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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백승종의역설] 초계함

등록 2010-04-02 18:16

백승종 역사학자
백승종 역사학자




이것은 1670년대만 해도 프랑스 해군의 범선이었다. 선체의 길이는 12~18m, 배수량은 40∼70t 정도였고, 1층 갑판에는 4개의 소형 대포가 장착되었다. 18세기 중엽에는 유럽 각국이 보유한 초계함의 규모가 커졌다. 전장은 30m로, 배수량은 400∼600t까지 확대되었다. 갑판에는 소형 대포가 10∼24문이나 설치되었다.

19세기가 되자 초계함은 증기선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항속이 빨라지고 전투능력도 개선되었다. 1855년 미국의 어떤 초계함은 전장이 55m나 되어 호위함(프리깃)을 방불케 했다. 이런 초계함은 서구열강의 식민지 확보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의 전함 대형화 추세에 밀려 존재감이 약해졌다.

초계함의 새 시대를 연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당시 영국 해군의 전함 설계사 W. 리드의 공이 컸다. 그는 고래잡이배를 모델 삼아 값싸게 대량으로 건조할 수 있는 초계함을 개발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것이 “꽃”(플라워)급 초계함이다. 이 배는 해안 순찰용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약점이 많았다. 공해상에서 활동하기에는 전장이 너무 짧았고, 전투기를 상대하기에는 화력이 너무 약했다. 항속도 느려 독일제 ‘유보트’같이 날쌘 잠수함을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초계함이 등장했다.

초계함의 전투능력이 크게 신장된 것은 20세기 말이다. 중소형 기관총을 비롯해 지대지 미사일과 어뢰 등의 수중무기가 장착되기 시작했다. 중소형 대잠수함전 무기까지 갖춘 초계함도 만들어졌다. 가격도 상당해 이스라엘 해군이 보유한 ‘사르5’급(1200t)은 한 척에 미화 2억6000만달러나 한다.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도 ‘포항급’ 같은 고유 모델을 개발했다. 최근 침몰한 천안호도 그 모델이다. 정부는 국민을 기롱하는 괴물이 되지 말고, 이제 모든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백승종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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