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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윌리엄스 증후군 / 김영희

등록 2010-04-14 20:09수정 2010-04-14 21:11

김영희 기자
김영희 기자




지난 12일 러시아에선 중앙아시아 이민자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스킨헤드 단체 회원들에게 중형을 내렸던 연방판사가 총에 맞아 숨졌다. 미국의 남부빈곤법센터가 지난달 펴낸 보고서 ‘우파의 분노’는 미국에서 비백인 이민자에 대해 분노하는 증오그룹이 2000년에 견줘 54% 증가했다고 전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지난해부터 인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문제가 됐다.

인종주의 범죄는 법으로 처벌하면 되지만, 현실 속 개인이 갖는 인종적 편견을 없애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종에 대한 정형(스테레오타입)의 근원은 사회적 공포(social fear)라고 지적한다. 최근 독일 정신건강중앙연구소가 <현대생물학>에 발표한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연구는 윌리엄스 증후군 어린이들은 인종 정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1961년 뉴질랜드 의사가 명명하기 전까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염색체 장애의 하나인 윌리엄스 증후군 환자들은 음악을 좋아하고 얼굴 생김새의 특징 때문에 신화나 민화 속 ‘요정’의 모델로 그려졌다고 일부 역사가들은 말한다. 유미리의 소설 <골드러시>에선 이 증후군을 앓는 18살 히데키가 14살에 세상의 어두움을 모두 알아버린 동생 카즈키와 대비된다. 정신지체·심기형·근육약화 등 증상은 다양한데, 이들은 특히 낯선 사람에게도 친밀감을 나타낸다. 즉 사회적 공포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예쁘다거나 똑똑하다거나 물에 빠진 고양이를 구해줄 것 같다거나 하는 긍정적·부정적인 특징을 설명한 뒤, 다양한 인종 사진 중 해당될 것 같은 사진을 고르도록 했다. 증후군이 없는 어린이들은 긍정적인 특징을 자신이 속한 인종에서 찾았지만 윌리엄스 증후군 어린이들은 그런 편견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들의 인종적 편견의 뿌리가 깊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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