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기자
우주의 시간을 추적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수단으로 평가받는 마야력은 태양력의 365일 대신 260일을 1년으로 친다. 260일은 고대 마야지역(현재의 과테말라 고지대)에서 옥수수를 심고 거두는 주기와 일치한다. 인간의 임신기간과도 비슷하다. 마야인은 1킨(1일), 1위날(20일), 1툰(360일), 1카툰(7200일), 1박툰(14만4000일) 등 다섯 자리 값을 사용하는 ‘장기 산법’(Long Count)을 고안해냈다. 13박툰(187만2000일)이 하나의 대주기(5125.36년)를 이루는데, 기원전 3113년 8월11일에 시작해 2012년 12월21일 끝난다. 마야의 달력은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 종말론에 이어 등장한 새로운 종말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2012>는 전지구적 지진과 해일로 인해 아프리카 대륙을 제외한 모든 땅이 바다로 변해버릴 것이며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인도의 한 전자업계 잡지가 분석한 ‘지구 자기장 역전 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동남아 쓰나미, 쓰촨·아이티·칠레·청두 대지진 등 대규모 지각변동 현상에 따른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자기장 역전 이론이 힘을 얻고 있다. <신성코드>의 저자 그레그 브레이든은 <월드 쇼크 2012>에서 “북극과 남극이 바뀌는 자기장 역전 현상은 인류가 생존해 있는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지난 7600만년 동안 171차례 일어났고, 지난 450만년 동안에만 14차례 일어났다는 지질학 기록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마야력은 주기에 의한 셈법이므로, 한 주기가 끝나면 다음 주기로 연결될 거라는 반론도 있다. 지난 5000년 동안 인류가 저지른 과오를 반성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2년 12월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는 달이기도 하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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