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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베테랑 / 김선철

등록 2010-05-11 22:17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지식이나 업무처리 능력, 기술이 뛰어난 사람을 ‘베테랑’이라고 한다. 그래서 ‘베테랑 기술자’, ‘베테랑 배우’, ‘베테랑 경찰관’과 같은 표현을 쓴다. 여기서 ‘베테랑’은 프랑스말 v<00E9>t<00E9>ran을 받아들인 것인데, 이는 ‘나이 든’을 뜻하는 라틴말 ‘베투스’(vetus)에서 왔다. 즉 라틴말에서 프랑스말로 전해지면서 ‘나이 든(사람)’이라는 뜻에서 ‘노련한(사람)’이라는 뜻으로 번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실은 프랑스말에서는 원래 ‘퇴역 노병’을 뜻하는 말이고, 이로부터 ‘숙련가’, ‘전문가’라는 뜻으로 번졌다고 한다. 이와 달리 우리말에서는 나중에 번진 뜻으로만 쓰인다. 이는 일본말이나 영어의 영향으로 생각되는데, 일본말은 우리와 이 말의 쓰임이 같고 영어가 베테랑을 ‘베터런’(veteran)으로 받아들이면서 ‘숙련가’라는 뜻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역 노병’이라는 뜻이 아예 없는 우리말과 달리 영어에서는 이를 두 번째 뜻으로도 쓰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영어에 비해 원래의 프랑스말과 상대적으로 조금 더 달라진 것은 영어가 프랑스말을 바로 받아들였고 우리는 다른 언어를 거쳐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런 현상으로 알 수 있듯이, 어떤 언어에서 시작하여 다른 언어들로 낱말이 퍼질 때에는 퍼지면 퍼질수록 원래의 모습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 보통이다.

김선철/문화체육관광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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