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요즘 ‘좌빨’들만 군대 간다며?

등록 2010-06-03 20:39수정 2010-06-03 20:40

“뉴라이트들이 군대가 좌빨 소굴이 되었다 개탄하니까 대뜸 돈 많은 집 자식들이 군대 안 가서 그렇게 되었다고 댓글 달리데. ㅎㅎ” 서해 해안 철책선을 지키는 군인들.
“뉴라이트들이 군대가 좌빨 소굴이 되었다 개탄하니까 대뜸 돈 많은 집 자식들이 군대 안 가서 그렇게 되었다고 댓글 달리데. ㅎㅎ” 서해 해안 철책선을 지키는 군인들.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제3화 진보가 안보다

국가안보를 찬양한다.

오늘 한홍구와 서해성은 휴전체제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존립위기를 걱정한다. 그렇다. 철통같이, 물샐 틈 없이, 불철주야 적의 침입을 막고 자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데엔 진보라고 의견이 다를 수 없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튼튼하고 확고한 안보관 확립에 관해서도 동의하는 게 마땅하다. 그래야 보수도 살고 진보도 산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은 역설적이다. 안보문제에 관해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안보를 역설하는 상황이다. 나아가 6·2 지방선거의 호재로 활용하려다 거센 역풍까지 맞았다. 그들이 안보를 이용해 거짓 장사를 하다 신의를 잃었음을 증명하는 사례다. 가짜 안보로 사람들을 희롱한 죄다.

‘진짜 안보’를 위해 따져볼 때다. 국가안보의 엄밀한 의미는 무엇인가, 국가안보를 해치는 우리 사회의 결정적 구멍은 무엇인가. 누가 국가안보의 편이고, 누가 반대편인가.

진행·정리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뱀장수처럼 “애들은 가라”, 조폭처럼 “오빠 믿지?”라고 희롱하는 안보족들을 격파할 안보논리

서해성 (이하 서) 중도실용 입장에서 국방도 시장 개념으로 풀어봅시다. 천안함 일로 전쟁 운운하는 건 경비업체가 주인을 협박하는 격 아닌가?

한홍구 (이하 한) 원래 경비업체란 공포를 팔아먹는 거야. 뚫린 거에 대해 책임지는 게 아니고, 좋은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라고 다그치는 거지.

천안함 사태는 두 가지 ‘뼁끼’가 문제 아닌가. 배가 침몰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레이더에 씌어 있던 ‘Do not paint’, 두번째는 매직펜 글씨야. 무언가를 천안함 스스로 풍자하는 게 아닌가 싶어. 하나는 뼁끼칠하지 말라는 뜻이고, 두번째도 그렇지 않은가. 매에직.

 

‘센타 깐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일각에서 음모론이 제기되는데, 나는 원래 음모론 잘 안 믿어. 국정원 과거사위원회에서 일할 때도 1987년 칼 사건 조사해보니 그랬고. 인터넷 보니까 뉴라이트 같은 데서 그러더라구, “칼 사건 봐라, 한모라는 좌빨이 음모론 근거 없다고 하지 않느냐. 천안함 음모론 다 쓸데없는 얘기다”라구. 칼 사건은 처음 발표는 엉성했지만, 합리적 의문 가졌던 게 상세한 자료 들여다보면서 해소되어갔는데 말이야. 근데 천안함 발표는 너무 엉성해.

2000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가라앉았을 때, 푸틴이 유가족을 끌어안고 어쩌고 하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르네. 러시아에서 ‘유신’이 가능한 독재기반을 강화하는 데 그 사건을 활용했다는 거여.

이라크전쟁이야말로 희대의 안보장사지. 대량살상무기 갖고 있다고 전쟁 일으켜놓고 대량살상무기 실제 터졌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 죽여놓고 하는 말이 뒤져보니까 ‘읎네’ 잖아!

피에스아이(PSI)라는 것도 실체가 모호한 적과 싸우겠다는 거지. 귀신을 잡겠다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이라는 건데, 이게 국제조약이 아닌데도 국제법상의 공해통행권을 규제하는 거란 말야. 깡패들이 금 그어놓고 넘어가면 ‘센타’ 한다 하는 거하고 다를 게 없어.

센타라, 많이 들어본 소리구먼. 이럴 때 아주 파르르 몸이 떨려. 그 일들을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지.

안보라는 게 엄청 모호한 거야. 안보 연구하는 학자들이 딱 하나 의견일치하는 게 안보라는 게 쉽게 정의할 수 없다는 거야.(웃음) 안보의 구체적 내용을 갖고 하면 다 틀려. 힘 가진 놈, 마이크 가진 놈이 정하는 게 안보야. 모호하니까 약효가 먹히는 거지.

이번 선거에서 안보 이슈가 꼬리를 감추기 시작한 게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부터여. 자기들 돈이 한순간에 사라졌거든.

안보의 매직에 대해 얘기해볼 필요가 있어. 안보, 즉 국가안전보장이란 말이 유신헌법 때 기본권을 제약하기 위해 전면적으로 들어왔어. 5공 헌법에서는 국군의 사명에 국토방위 외에 국가의 안전보장이 추가됐어. 국토방위라면 명확한데, 안전보장은 아주 모호한 말이거든. 헌법에 침략전쟁 부인한다고 해놓고 명백한 침략전쟁인 베트남전쟁이나 이라크전쟁에 군대 파견하는 것도 다 안전보장을 위해서라는 거지.

안보장사 하는 안보족들은 뱀장수처럼 “애들은 가라” 그러지. 안보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거야. 정보가 공개되면 자기들만의 독점적 영역이 깨지는 거잖아. 정보를 꼭 쥐고, 국회에도 보고하지 않잖아. 국회의원들도 답답했을 거야. 그런데 웃기는 건 티오디 영상은 어디서 자꾸 나오데.

 

왜 진보진영엔 군사전문가가 없는가

매직이잖아요. 근데 안보독점도 중도실용주의적 시장방식으로는 공정거래법에 걸리는 거 아냐? 중세시대에 소금을 국가가 독점했잖아. 자본주의 들어서는 국가가 인간 욕망을 독점하고. 전매업으로 술·담배에서 세게 삥을 뜯는 거지. 동네 양아치들이 옛날 양담배·양주 장사할 때 떠올리면 쉽겠네. 국방·안보라는 걸 독점해서 해먹는 것도 군산복합체, 돈 장사라는 게 붙어 있는 거죠. 사실 안보가 정말 위태로웠던 때는 5·16, 12·12, 5·17 등 쿠데타와 유신, 아이엠에프 같은 때였어.

우리는 오래도록 군부가 민간인을 통제하는 사회였지. 오죽하면 김영삼 정부가 스스로를 문민정부라 불렀겠어? 그런데 군 출신들이 정치권력을 내놓게 되었지만, 문민통제가 실현된 건 아니야.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거지. 김대중·노무현도 문민통제를 한 게 아니라 비싼 장난감 사주며 달랜 거지. 그러다 보니 군이 하나의 이익집단화되어 버렸어.

암튼 요즘 좌빨만 군대 간다는 웃기는 우려가 있죠?

뉴라이트들이 군대가 좌빨 소굴이 되었다고 개탄하니까 대뜸 돈 많은 집 자식들이 군대 안 가서 그렇게 되었다고 댓글 달리데. 그러고 보니 우린 둘 다 육군 병장 제대네.

거짓말같이 퇴행한 거. 놀라운 일 아니에요? 평화체제의 후퇴….

꼬박꼬박 세금 내는 사람으로서 안보의 효율성 문제는 꼭 한 번 짚어야 돼. 천안함 발표가 사실이었다면 정말 감당하기 힘든 문제들이 생긴단 말이야. 우리 국방비가 도대체 얼마야? 한 30조 되지? 이북 지디피(GDP·국내총생산)보다 많아진 게 십수년이야. 요새 이북 지디피는 삼성전자 매출 반도 안 되잖아. 우리가 최근 몇 년 동안 새 무기 산 데 쓴 돈만 해도 이북 국방예산의 몇 배는 될 거야. 그런데 어떻게 얻어맞았는지도 모른다는 거잖아.

그래도 국방비 늘려야 한다는 얘기가 금방 나올 거야.

우리가 국방예산을 늘리는 것도 좋은데 여태까지 낸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해. 우리의 주적은 예산도 안 쓰고 저런 군사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뭔가 따져봐야 하지 않아? 민간기업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 우리 사업부문 폐지하고 적대적 엠앤에이(M&A·인수합병) 모색했을 거야.

최소한 사장은 모가지 쳤겠죠. 진보가 지나치게 순진해. 이런 문제가 터지면 늘 당황하고 말지.

진보진영에 군사전문가가 거의 없어. 특히 17대 국회 때 민주노동당이 국회의원을 10명이나 내고도 국방위원회에 한명도 배치를 못했어. 한국 같은 나라에서 노동문제가 병영적 통제가 되고 있고, 군대가 병영적 통제를 일상화하는 중요한 기준인데 말이야.

순진함의 실체는 분단체제 내 진보의 한계, 국회를 포함한 문민통치가 가능한 제도적 노력, 전문성 확보, 정보의 민주화, 대중 참여를 통한 직접통제 같은 것들일 텐데.(입을 막으며)

안보가 절대화된 것도 문제지만, 군사적 위협이었다 하더라도 감소시키고 해체시키는 게 왜 군사적 수단밖에 없느냐. 엠비정권은 다른 수단을 다 포기해버린다는 거지. 무엇이 위협이냐를 정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핵심이야.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동서냉전 있을 때 나름대로 시장이나 시장원칙이 있었어. 공산독재 침략 위협에 맞선다는. 9·11이 되면서 미국 군사교범에서도 전쟁 이외의 수단, 작전이란 말로 대체되면서 대테러 전쟁이 군사활동의 중요 부분으로 나온 거지. 그런 과정에서 생긴 게 군이 내부에 개입하기 시작한 거지. 우린 진작에 그런 게 있었지. 박통께서 중흥시킨 전투경찰.

 

군부를 포함한 구세력의 전면적 복귀 과정

그리하여 국방과 치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말았어. 군바리인지 짭새인지, 계엄령인지 범죄와의 전쟁인지 알 수 없게 된 거지.

그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게 공수부대의 광주 학살이지. 9·11 뒤로는 세계적 현상이니. G20도 군대 동원해 하자는 거고, 4대강 사업에 군 투입하고 있고.

군대라는 게 외적과 싸우라고 있는 건데 이걸 시내로 끌고 들어오겠다는 거지. G20 정상회의의 치안조처들은, 그 가치를 떠나 시간과 공간에 제한을 둔 거의 계엄령 치하가 된다는 거 아닌가. G20 정상회의와 관련한 일련의 조처들은 테러방지법으로 가는 예비적 과정이 되겠지. 유신시대 긴급조치들하고 크게 다를 게 없는 것 같은데.

차이가 있다면, 예고하고 있다는 거지.

분단체제라는 게 분단장사를 가능케 하는 건 분명한데 근래 민주적 성과를 부인당하면서 ‘통치하기 쉬운 국가’로 후퇴하고 있어.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 악과 증오를 판매하는 갈등통치가 중심에 들어와 있는 거지. 여기에 국가를 갱 단위로 규정한 악의 축 개념이 결합해 있어요.

갱 체제란 국가의 본질이야. 다만 정중하게 뜯지. 나와바리가 있고. 국방 논리란 한마디로 줄이면 ‘오빠 믿지?’다. 깡패논리 속에 나오는 게 장사잖아.

연장까지 팔아먹는 거지. 이제 너도 스스로 지켜라, 이게 자주국방이죠. 그런데 연장 값이 좀 나간다. 이건 날리는 무기, 이건 남들이 날리면 막는 새로운 날리는 무기(패트리엇 미사일), 이건 형이 쓰던 거라서 전통이 있으니 너만 준다. 폐기하는 게 아니다.

안보란 게 어떤 놈하고 있을 때 두렵고 어떤 놈하고 있을 때 편하냐하고도 깊은 연관이 있는 건데. 미국·중국이 갖고 있는 핵은 왜 위협감이 별로 없고, 이북의 탱크 몇 대는 위험하게 여기느냐지. 그러니 근본적인 관계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지. 근데 이명박은 확실히 군대를 통제하는 건가?

통제문제보다는 요사이 둘 사이 이익이 서로 맞아떨어진 거지. 군부를 포함한 구세력이 전면적으로 복귀하는 과정에 있는 거고. 그동안 병역 복무기간 단축 등 군에 관한 일정한 민주화는 군부의 위기이기도 했을 거여.

박정희보다 5공 때 군인 출신이 더 많았는데. 17대 국회(2004~2008) 때 군 출신이 다 떨어져서 군법무관 출신 임종인이 두번째로 계급이 높았대. 안보장사를 통해서 재향군인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데, 실은 문민사회에서 적응을 못하는 거지.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란 게 없었어. 육사나 장교양성과정 등도 그렇고, 전두환 일당이 읽고 자란 건 다 일제 때 자료였으니.

이른바 우파들에게 진짜 부탁하고 싶은 건 전쟁을 조장하는 환상은 버리라는 거예요. 이제 진보 쪽 문제를 짚어보죠.

지난 10년간 반성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긍정적인 성과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게 커. 개성공단도 안보 면에서 정말 중요한 성관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이란 게 북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남쪽에 위치한 중요한 군사기지를 폐쇄한 거잖아. 그런 변화를 가져왔음에도 <조선일보>는 이북이 변한 게 뭐 있냐 이렇게만 떠들어댔지. 우리도 퍼주기 논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거야.

북에다가 퍼주기만 한 게 결코 아니지. 남측이 퍼온 게 굉장히 많아.

우리 군대를 휴전선에서 몇십 킬로미터 뒤로 빼자고 하면 할 수 있었을까?

 

친미파들은 ‘노무현 동상’을 세워도 모자란다

민주화 이후 군대에서 죽은 사람 숫자가 충격적으로 줄어든 것 같은 중요한 성과들도 소홀히 취급되고 말았어.

한국전쟁 끝나고, 월남전에서 죽은 사람들 빼고도 군복무중 사망한 사람이 무려 6만명이야, 6만명. 군대에서 비전투 인명 손실이라고 하는데, 수십년 동안 우리는 전쟁을 치르지도 않고 천수백명이 죽어간 거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들어와서야 1년에 백수십명대로 줄어든 거야. 난 군대에서 사람이 죽지 않게 된 게 민주화의 가장 큰 성과 같아.

우리가 교련 받고 큰 세대잖아. 지난 10년간 우리가 좀더 적극적으로 우리 내부나 생활에서 분단구조를 해체시켜냈어야 했어. 최소한 예비군은 폐지시켰어야지. 대중들이 안보논리에서 해방되어 가는 걸 몸으로 느꼈어야 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롯데월드 문제가 쟁점화 되지 않은 게 정말 이상해. 참여정부 시절부터 일자리 창출 등 커다란 유혹이 있었음에도 안보 때문에 포기했던 건데. 보수세력 달랜다는 의미도 있었고, 진보가 안보에 신경 쓴다는 것 보여준 거지. 그런데 보수정권이 들어서더니 덜컹 100층 넘는 건물 짓는다는 거야. 서울공항이 무력화되고, 서울의 항공방위도 포기해야 하는 셈인데….

대통령 비행기가 마음껏 뜰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지…. 입만 열면 안보 떠드는 자들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진보진영이 안보나 평화 이슈와 관련해서 찌질이짓 한 대표 격으로 평택 싸움을 뺄 수 없지.

평택 싸움이란 게 주한미군 왜 주둔하느냐 하는 성격 문제가 걸린 거였는데…. 그 전까지는 인계철선이라고 했잖아. 서울 이북의 인민군의 예상 남진로 주변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니까 인민군이 남침해도 미군을 피해갈 수 없는 거지. 전쟁 나면 당연히 미군이 개일할 수밖에 없어. 그런데 서울 이남으로 미군을 집결시킨다는 건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기능을 포기하는 것이지. 문자를 쓰면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받아들인 건데, 주한미군이 세계전략 차원에서 유사시 동아시아 지역이나 혹은 중동지역까지 커버해서 발진하는 것에 동의해준 거지.

노무현은 자기 지지기반을 너무나 빨리 허물어버렸어요. 평화군축세력들과 갈등하고 억압을 가하고, 제국주의적인 군사팽창주의적인 행동에 가담해 버리니 지지자들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지. 한-미 에프티에이(FTA·자유무역협정), 이라크 파병 및 평택 문제는 평화세력을 내친 거고, 노동문제에 대한 친자본적 태도가 또 민중세력을 지지기반에서 이탈시켜 버렸어. 대선에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게 하는 찌질이짓을 거듭해서 결국 이명박 탄생에 이바지한 거죠.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 한-미 동맹과 관련된 문제로 늘 조중동에게 두들겨 맞았는데, 사실은 미국이나 친미파들이 노무현 동상 세워줘야 할 정도였지. 미국 입장에서 보면 노무현이 가끔 미국에 거슬리는 얘기를 했지만, 사실 지난 50년 권위주의 정권이 해준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한국에서 가져갔지.

이건 퍼주기라기보다 퍼가기 수준이었어.

전략적 유연성 개념 받아들여, 하필이면 평택에 대규모 기지를 세워….

청일전쟁 때 청나라 군대가 평택으로 들어왔거든, 그리고 일제 때는 일본이 비행장 닦았지. 그걸 미군이 이용한 거야. 평택의 의미는 하나가 더 있어요. 나중에 중공군도 평택까지만 내려왔어.

중국 입장에서는 지정학적으로 기분 나쁜 곳이지. 베이징을 겨누는 망치라고나 할까. 한-미 관계는 조심해서 다룰 문제인데, 한-미 에프티에이나 전략적 유연성이나 너무 많이 줘버렸어.

그런 잘못이 증폭되면서 오늘날 공포정치를 가능케 한 브리지 노릇을 한 거지.

동북아중심국가라는 구호도 허황된 것이었고. 10년 보내놓고 그나마 건진 거라면 엔에스시(NSC·국가안보회의) 같은 데서 비서관이나 행정관으로 활동했던 친구들 중에 그래도 진보 쪽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게 된 거라 할까.

안보장사꾼들이 말도 안 되는 전문성을 팔아먹지만, 우리도 걔들 거짓말 바로바로 받아치는 실력을 갖추지 못했어. 공부해야 돼요. 군사적 테크노크라트에 대한 통제도 필요하고.

 

MB는 국방개혁에 자유로울 줄 알았는데… 

난 사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설 때 국방분야에서 참여정부에 비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어. 참여정부의 국방개혁에는 좌파정부 어쩌구 해서 제약이 많았지만, 이명박 정권은 그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터이고. 또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시이오를 자임한 장사꾼 출신이니까, 철 지난 수구꼴통 짓은 안 할 것이다 기대했지. 이것 참….

보혁이 갈등하고 있다기보다 상식과 몰상식이 싸우고 있죠. 좌빨이란 건 상식적이란 뜻이지. 그나저나 형은 평화박물관 운동을 여러 해 해왔는데, 이 사태에 아무 대책도 없나?

평화운동은 헤딩은 헤딩인데 갯벌에 하는 거야. 퍽하고 박히고 눈앞은 깜깜하고 아무 울림이 없어. 백령도 갯벌에 퍽하고 박혀 버린 것 같아.

히틀러, 무솔리니, 일본 군국주의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요. 이놈들이 다 라디오 시대 때 해먹은 거야. 소리공동체는 단시간에 환상이 심각하게 증가하거든. 박통이 공장까지 찾아가 라디오 생산에 매달린 것도, 확성기를 동네마다 달아준 것도 마찬가지죠. 예령과 동령만이 아니라 공포와 환상을 판매한다는 거죠. 미디어의 도움 없이 안보장사는 처음부터 불가능해요. 언론이 얼마나 중요하냐고? 아니, 언론이 다야. 엠비가 왜 그토록 미디어법에 매달리는지 다 까닭이 있는 거죠.

권력 잡고, 돈 벌고, 선동하고, 또 벌고.

그러니 전쟁이 아니라 평화가 맞다는 상식, 진보가 곧 안보죠.

■ 직설잔설

두번째 가라앉은 천안함

이번 지자체 선거 기간 내내 산 위에도 땅 밑에도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바로 천안함이다. 3월 말 백령도에서 시작된 북풍은 여름이 와도 멈추지 않고 강하게 불었다. 안타깝게 떠난 고귀한 젊은 수병들의 죽음은 이념으로 색칠된 채 깊은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안보정치의 제상에 오르고야 말았다.

권력은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에서 압승하고 싶었을 게다. 무상급식에 빨간 잉크를 뿌린 것도, 명단 공개 등 법원의 만류를 뿌리친 파렴치한 활동을 통한 반전교조 공세도 다 그런 욕심에서 나온 야만과 폭력이다. 선거에서 질 경우 세종시 문제, 특히 국토와 생태를 갈가리 찢어발기는 4대강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어 더욱 초조를 감추기 어려웠을 게다. 지자체 동의를 얻어 반밖에 남지 않은 임기 안에 빠르게 일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심리가 충분히 엿보이는 터다. 청계천 공사도 마찬가지로 임기에 맞춘 단기전이었다. 알다시피 이는 전형적인 토건적 발상과 시행이다.

이를 위해 이 정권은 폭발인지 좌초인지 분분한 논의를 안은 채 여전히도 진실이 백령도 앞 뻘밭에 박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천안함을 때로 산으로 들로, 때로 안방으로 끌고 내달렸다. 국민 7~8할이 천안함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여기고 있음에도 선거 하루이틀 전까지도 그들은 맹렬히 북풍을 팔아댔다. 그 결과 천안함은 이번에는 필시 아파트와 오피스텔 틈바구니에 끼여 좌초하고 말았다. 이것이야말로 비극적으로 죽은 영령들에 대한 지독한 모독이다. 그네들이 그토록 위기를 강조했던 전쟁불사라는 공포통치의 목적이 실은 당장 선거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누가 모르겠는가. 안보선거, 안보장사는 아무리 신형이라 해도 이제 낡은 배와도 같다는 걸 이번 선거는 입증해주었다.

두번째 가라앉은 천안함을 건져내는 비결은 하나뿐이다. 음파탐지기 따위는 달리 필요 없다. 격동하는 민심의 바다를 항해하는 법을 그들은 새로 익혀야 한다. 서해성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서해성 작가가 함께 펼치는 ‘직설’은 금요일마다 연재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반론과 대화주제 제안도 환영합니다. 보내실 곳 opini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