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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설잔설
‘리틀 노무현’의 꿈
김두관 도지사의 집무실에서 눈에 확 뜨인 것은 ‘불환빈 환불균’이라 쓴 액자였다. 원래 <논어 계씨 편>에 ‘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이라 되어 있는데, 정치를 함에 백성이 적은 것을 걱정하지 말고 백성이 평등하지 못한 것을 걱정하고, 백성이 가난한 것보다는 백성이 안정되지 않은 것을 걱정하라는 뜻이다. 액자 속의 말은 송나라 시절의 대학자 육상산이 화자를 위정자에서 민으로 바꾸어 다시 한 말이다. 김 지사는 이 말을 고등학교 때 <샘터>에서 보고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한다. 반가웠다. 필자의 외할아버지는 제헌헌법의 창제에 아주 깊이 관여하셨는데, 어린 시절 우리 형제에게 ‘환불균’ 석 자를 휘호로 써주신 일이 있다. 그때 하신 말씀이 이 말이 제헌헌법을 관통하는 정신이라는 거였다.
6·2 지방선거로 ‘좌광재’, ‘우희정’, 그리고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던 김두관이 도지사에 당선됐고, 유시민은 아깝게 낙선했다. 언론에서는 ‘폐족’이 된 친노그룹이 부활했다고 썼다.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답지 않게 김두관의 말은 지지자에게나 반대자에게나 ‘말’로 가슴에 불을 싸지른 노무현과는 달리 신중하고 차분했다. 2002년에야 노무현과 처음 가까이 만났다는 김두관은 친노그룹에서 ‘성골’에 속하지 않는다. 유시민, 안희정, 이광재가 우연히도 각각 스카이(SKY) 출신인 데 반해 김두관은 전문대와 지방대를 졸업했다.
친노그룹의 다른 주자들은 노무현이 꾸었던 꿈을 김두관보다 더 잘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김두관의 현란하지 않은 말 사이사이로 노무현의 유산 승계에서 자산만이 아니라 부채도 승계하여 갚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묻어났다. 그의 말은 노무현을 닮지 않았으나 그의 삶은 노무현을 닮았다. 노무현이 꾸었던 꿈을 이뤄나가는 데 그가 다른 주자보다 특별한 장점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대중들이 노무현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꿈을 담아내는 데에는 뭔가 있지 않을까?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며 노무현은 대중과 멀어졌다. 신자유주의의 특징이 ‘불환균’ 아니겠는가. ‘환불균’을 가슴에 새긴 김두관이 노무현이 못다 이룬 꿈, 그리고 대중들이 못다 채운 꿈을 이루길 바란다. 그래서 사람들이 경남에 가서 살고 싶어 한다면 그것이 ‘불환과’ 아니겠는가?
한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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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서해성의 직설]
제11화 도청에서 자치를 꿈꾸다
‘시크한 지사님.’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할 중앙정부의 권한 중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교육과 경찰을 꼽았다. 경남도 제공
대담을 하는 동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거운동 기간 색깔공세가 괴롭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수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4대강에 관한 입장 말고는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와 다른 게 별로 없다”는 말도 던졌다. “다른 지역 강에 관해선 말하지 말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도지사 간담회 발언에 대해선 “나야 반대입장이지만 대통령이 그런 말도 못하냐”고 했다. 쿨했다. 젊은 스타일의 언어로 말하자면 ‘시크’하달까. 그러면서도 ‘엣지’보다는 ‘라운드’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자신감이 빚어내는 여유.
오늘은 ‘출장직설’이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25일, 한홍구와 서해성은 비행기로 김해를 거쳐 창원까지 달려갔다. 장소는 도청 집무실. 오늘의 초대손님은 김두관(51) 경남도지사다. 그의 ‘공직’ 경력은 1988년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이장에서 시작한다. 95년 남해군수에 당선돼 98년 재선에 성공했고, 2003년엔 행정자치부 장관에 올랐다. 2002년, 2006년엔 도지사에 출마해 낙선했다. 88년, 2004년, 2008년에도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셨다. 고위직과 밑바닥 양쪽에서 익힌 실무경험, 그리고 숱한 패배의 기억이 오늘의 김두관을 만들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자치’에 관해 가장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창원/진행·정리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서해성(이하 서)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서 딱 한 사람을 골라 찾아왔습니다.
김두관(이하 김) 사람 보는 안목이 탁월하군요.(웃음)
한홍구(이하 한) 눈은 높고 입은 좀 가볍고(웃음). 제법 넓은 방이군요.
서 방 크기로 허영과 권력의 크기를 재온 게 우리네 삶인지라. 그런데 요즘은 웬만한 중소도시 시장실 가도 이 정도는 되더군요.(옆에 있던 참모가 광역단체장 집무실 크기로 전국 꼴찌 수준이라고 함)
권한을 넘기기 싫어하는 중앙과 시도의 버릇
김 330만 도민 섬기면서 먹여살릴 궁리를 잘하란 뜻이겠죠.
한 국회의원들 세비 올린다고 하면 욕들 하는데, 일만 잘하면야 올려도 아까울 게 없죠.
김 지방자치 무용론자들 중 ‘무보수 명예직’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동의하기 어려워요. 남해군에 군의원이 열인데, 의원당 5000만원 세비 주면 5억이죠. 군 예산이 2500억~3000억원가량이죠. 5억 기회비용으로 50억, 100억 예산절감할 수 있거든.
서 무보수로 일하면 먹이사슬 구조가 강화될 게 빤하죠. 지역 향신계급의 놀이터나 먹잇감이 되는 거지. 돈 제대로 주고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게 훨씬 옳죠.
한 무보수로 하자는 게 딱 토호 이야기야. 옛날 조선과 중국에선 아전들이 무보수였거든요. 그러니 “적당히 해먹어라”고 할 수밖에. 어디까지 용인되고 어디까지가 지나친 건지가 불명확했어요.
서 도청 들머리에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이라 쓴 간판이 서 있더군요. ‘선진조국 창조’ 같은 선전을 주로 보아온지라 놀랐어요.(웃음)
김 20여년 전 농민운동 할 때 자주 하던 이야기인데, 열심히 농사지어도 소득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니까. 어느 부문에나 적용돼야 할 원칙 아닌가.
한 나같이 밥만 먹어도 땀 흘리는 사람 입장에선 더 반갑고.(웃음) 당연한 말씀인데 저게 우리 상황에선 빨갱이 얘기로 몰릴 수 있어요.
김 농민회 활동할 때 앞을 가로막던 공무원들이 “우리는 국가 녹을 먹는 사람들이라서 이럴 수밖에 없다”고 했어. 요즘 직원 특강할 때 “국가가 아닌 국민의 녹을 먹는 것이다. 국민이 주는 세금을 국가는 전달만 하는 것이니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역설하죠.
서 지자체에 와서 지역을 넘자는 말은 웃긴데, 지자체 선거에서 지역당 특성이 분명한 정당정치가 과연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건지. 그게 6·2 선거에서 무소속 출마한 까닭이기도 할 텐데.
김 선거 전 조사해보니 무소속으로는 25%, 간판 바꿔 민주당이면 9%로 뚝 떨어집디다. 무소속이긴 하지만 ‘색깔 있는 무소속’이란 건 다 알지 않나. 어떤 계기가 생기면 당으로 갈 수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지금 야3당하고 잘 지내고 있기도 하니 그럴 이유가 없고. 몇 년 뒤 진보개혁진영이 큰 틀로 움직이면 유권자들 동의나 양해에 따라 정당을 선택할 수는 있겠죠.
한 야권연대로 도지사가 됐으니 그런 요구를 도정에 반영해야 할 텐데…. 민노당 출신 강병기 부지사를 임명했고, 다른 방책은 어떤가요?
김 지금 관심을 받는 게 ‘민주도정협의회’예요. 선거공조를 했던 야3당과 시민사회가 추석을 전후로 협의회를 구성해서 정책조율을 시작하죠. 복지나 교육정책 중 쓸만한 걸 잘 받아 안으려 하고 있고. 이런 형태를 통해 공동지방정부 정신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강이 지리교과서에서 정치교과서로?
서 지방정부가 정말 해야 하는 일들이 무언가요?
김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주는 거지요. 힘, 돈, 학력 있는 사람은 굳이 보살펴주지 않아도 자기 몫을 뺏기지는 않겠지요. 도는 시군구와 중앙정부의 중간에 있는데, 시군정이 더 잘되는 게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거라고 여기고 있어요.
서 중앙, 광역, 기초지자체 예산비율이 정해져 있듯, 권한도 그렇지 않나요?
김 행자부 장관 할 때 정부 권한 이양 회의를 자주 했는데 “시도에 주면 못한다”는 거예요. 능력이 없어서. 시도도 마찬가지죠. “시군구로 가면 안 된다. 능력이 없어서.”(웃음) 난 그렇게 안 하려고 하죠.
서 영남 전역이 그렇지만, 경남에서도 근래 민주개혁세력이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지요. 3당 합당 이후 김두관이란 정치인이 최초로 승리를 거두었는데, 광역에서.
김 조금 재밌게 말하면 경남에서 제일 기가 센 놈이 도지사를 하는 거거든.(웃음) 도지사, 되기도 어려운데, 되기보다 더 어려운 게 도정을 잘하는 거죠. 이 대통령도 대통령 되는 건 운이 있었던 듯한데, 국정운영을 잘하는 운은 없는 것 같거든.
서 그런 의미에서 승리자로 앞으로 4년을 어떻게 이끌어갈 건지?
김 남해군수 할 때 경력이 마을 이장밖에 없었죠. 새파란 군수가 아이디어를 잘 사준다는 소문이 퍼지니까 젊은 친구들이 몰려들더라구요. 도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경남의 조건과 상황에 맞는 정책을 선택하면 되는 거죠. 6조원이라는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중요하고. (집무실벽 우포늪 사진을 가리키며) 저기 써놓은 ‘대한민국 번영 1번지 경남’이라는 말 속에는 교육·환경·복지·문화 콘텐츠에서 1번지가 돼야 한다는 뜻이 담겼어요.
한 행자부 장관을 한 경험이 도정에 소중한 자산일 텐데. 도정 경험도 중앙정부를 운영하는 데 소중할 것이고. 미국에선 대선에 주지사 출신이 많이 나오지 않나.
김 광역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축소판이라 해도 되죠. 국방·외교·사법 기능 정도를 빼면 시도는 작은 단위에서 중앙정부를 운영하는 셈이죠.
한 우리는 아직 중앙정부가 너무 많은 권한을 쥐고 있는데, 중앙정부에서 이양받았으면 하는 핵심 권한이 있다면?
김 교육자치와 자치경찰제죠. 부분적으로 이뤄지거나 중간에 흐지부지돼 버렸지요. 중앙정부는 세계와 경쟁하고, 내치는 지방정부한텐 많이 넘겨줘야 한다고 봐요. 서울주, 경강주, 충전주, 경상주로 전국을 4대 광역망화하자는 안도 있던데….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쪽이 장기적으로 국가경영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죠.
서 국민들의 상승된 민주화의식을 감안하면 치안자치도 능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고. 서장을 투표로 뽑는데 물대포 쉽게 쏘겠어요? 자치라는 게 6월항쟁의 피눈물 어린 성과죠. 저쪽은 안 하겠다고 뻗대고.
김 자치경찰제를 일부 시행하면서 소방은 시도로 넘어왔어요. 도청 공무원 4500명 중 일반행정직 2000명, 소방공무원이 2500명(탄성)…. 방범·교통·치안도 자치경찰에 맡기는 게 훨씬 좋지. 자치권이 제대로 주어지면 치안이 안 좋다 할 경우 소방에서 줄여 치안 숫자 늘릴 수 있겠고, 아예 선거할 때 ‘도지사, 교육부지사, 치안부지사’를 러닝메이트 형식으로 뽑을 수도 있고. 검찰총장 직선하는 나라도 있던데, 그래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있을까?
서 투표로 뽑는다는 건 주민소환도 가능하다는 얘기거든요. 이래서 ‘자치’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설레요. 엠비 집권 뒤 행정자치부가 행정안전부로 바뀌었어요. 자치와 안전 사이의 거리는 경찰이 도로 짭새가 되었다는 걸 말해주는 거죠. 국가권력이 몽둥이에서 나온다는 걸 이름이 담고 있어. 소고기에도, 4대강에도 몽둥이가 들어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참, 4대강 관련 공사 발주도 보류하고 줄곧 반대 뜻을 밝혔는데.
김 대통령 간담회 끝난 직후 경남소방본부에서 함안보 크레인 농성자들에게 식수를 공급해야 하냐고 전화가 왔어요. 당연히 줘야 한다고 했지. 근데 수자원공사에서 절대 접근을 못하게 해서 못 줬다고 하더군요.
서 엠비 출범 이후 강 길이가 달라진 거 혹시 아는지? 강이 지리교과서에서 빠지고 정치교과서에 들어가야 한다고도 해요. 강 길이가 정치적 판단에 따라 조절되고 있는 거죠. 대통령 면담 때 오늘 직설 손님을 두고 한 말 같던데, “여럿이 모여 남의 강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공무원의 경쟁력은 인사에서 나온다
한 ‘단체’장들이 강에 대해선 ‘단체’로 입장을 말하지 말라? 강이란 게 한 광역단체 구역만 흐르는 게 아닌데….
서 그렇게 하면 한강만 해도 시군구로 20여개 남짓으로 쪼개지지 않겠나. 이해상관이 다를 테니까. 강 이름도 달라지겠고. 또 군수는 준설만 하고, 시장은 보를 만들고, 지사는…. 물이란 게 대통령 생각에는 끊어지는지 모르지만 연결돼 있잖아요.
김 나는 6·2 지방선거일을 “4대강 심판 국민투표의 날”이라고 규정했어요. 6·2로 나타난 민심은 4대강 사업 전면중단이나 최소한 수정을 요구한 거지. 근데 꿈쩍 안 하고 있어요. 간담회 마무리에 대통령이 “시도지사는 정책하는 사람들이지 정치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지역 뛰어넘어 반대하는 건 국회의원 일이다. 시도지사는 행정책임자다”라고 했어요.
한 정책과 정치가 그렇게 구분이 될 수 있는 건가요?
서 그 말은 일종의 정치독점으로 들릴 수밖에 없어요. 엠비는 후보 때부터 경부운하 파겠다고 정치적으로 결정해놓고 정책이 정치와 분리될 수 있는 듯 말하고 있는 거거든요.
김 4대강이 선거쟁점이 된 이유가 있잖아요. 국가자원을 22조, 많게는 30조 투입하는 사업인데. 생각 있는 국민들이 국가 미래를 위해서 돈과 국토라는 자원을 이렇게 해도 되냐고 묻고 있는 거죠. 이런 것에 대한 옳지 않음과 씁쓸함이 깔려 있는 거거든.
서 지금 경남의 화두는?
김 4대강과 좋은 일자리 만들기죠. 공약했듯 경남을 신재생산업에너지 수도로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오가며 느꼈겠지만 이곳 햇빛 질이 좋아요. 항공우주산업 거점 계획도 추진중이죠. 좋은 일자리가 생길 것입니다.
한 햇살이 참 좋더라구요. 도청 내 비정규직 문제는 어떤가요?
김 청소는 용역회사와 계약을 맺어서 하고 있고, 순수 비정규직은 10명 안팎인데, 그걸 떠나 비정규직 문제는 중요하죠. ‘민노당 부지사’에 이미 의지가 반영되어 있는 거죠.
한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은 얼마 안 되겠지만, 도청이 계약을 맺는 회사들의 비정규직 실태를 계약 선정 때 반영한다면 큰 변화를 줄 수 있을 거예요. 인사문제에 대한 원칙은요?
김 행자부 장관 맡았을 때 청탁성 전화를 포함해서 사람 천거를 많이 받았죠. 일테면 연달아 어떤 경찰 간부에 대해 천거를 받았는데 아예 이력서를 처박아 버렸지. 그가 1년 뒤에 사고를 크게 쳤어.(웃음) 공무원 내부의 경쟁력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에서 나옵니다. 그에 맞게 사람을 고르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하는 게 원칙이라는 교과서 같은 말을 어려워도 지켜 나가야죠.
한 도청 공무원노조는 어떻습니까? 파트너십을 만드셔야 할 텐데.
김 ‘전공노’는 아니고 자체 공무원노좁니다. 지난번에 노조 대표와 면담한 뒤 인사안에 대한 의견이 타당해서 받아들였어요. 그러자 노조가 도지사를 제압했다는 식으로 기사가 뜬 적 있어요. 이런 일이야 자주 있을 필요가 없겠지만 암튼 넉넉하게 받아들였죠. 노조는 협력과 상생의 파트너죠. 서로 품격을 지켜줘야 더 강한 상생이 되겠죠.
서 민선 4기 단체장들이 주로 한나라당이 많아서였을까, 성남시청이 호화청사에다 공원 짓고 판교신도시 기반사업 하면서 버겁게 되자 배 째 식으로 지불유예를 선언하고, LH공사는 풍금 마무리 반주 넣듯 손 떼겠다고 하면서 엠비 사업에는 나서고. 부산 남동구나 대전 동구도 비슷한 일들로 구설에 올랐고. 이곳 마창대교도 ‘돈다리’라고들 하는데.
김 성남은 있을 수 없는 짓을 한 거고, 마창대교는 작년에 100억, 올해도 100억을 보전해줘야 해요. 어마어마한 돈이지. 처음에 교통량 조사 잘못해서 손해를 보고 있어요. 정상화될 방안을 찾고 있는데, 민자사업의 허점이죠.
좌우명 ‘불환빈 환불균’을 아십니까
서 지자체들이 민자를 끌어들여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어떻게 풀어가는 게 좋은가? 진행중인 것만 해도 300개 가까운데.
김 후임자는 전임자의 자산과 부채를 다 승계하죠. 내년에 해인사에서 대장경 판각 1000년 문화축제를 해요. 여러모로 빛나는 일인데 생색은 후임인 내가 내는 겁니다. 마창대교를 만든 지사는 부산에 갈 뻔한 경마장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부산경남공동경마장으로 만들었어요. 세 수익만 2000억이죠. 무얼 평가한다는 게 이럴 땐 참 쉽지 않아.
서 참여정부 핵심 가운데 하나가 소통이었는데, 도민과 소통을 위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김 우선 변화와 혁신의 파트너인 도청 공무원들하고 친해지고 철학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을 하려고 해요. 백화점으로 치면 도지사는 점장이고, 도청 공무원들은 점원이고, 주민들은 고객인 셈이거든요. 고객제일주의는 점장으로서야 당연한 거고. 점원들 일찍 출근, 늦게 퇴근시켜 서비스만 좋아지게 하는 방식은 좋지 않다고 봐요. 도민에게 잘하게 하려면 공무원들의 애로점도 들어주고 또 안고 가야 하는 거죠. 이렇게 해서 공무원들과 함께 도민을 향한 구체적인 소통을 이룩해낼 작정이죠. 무엇보다 현장 중심 활동을 펼칠까 합니다.
한 밑바닥 대중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공무원들이죠. 행정지표가 ‘약자에 대한 배려’이니까 그들과 건강한 파트너십을 만드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서 노 대통령이 남긴 ‘인적 유산’으로 이광재, 안희정, 김두관 세 사람이 도지사가 되었어요. 정치·사회적으로 여러 의미가 있을 텐데, 간명한 질문 하나만 하죠. 행자부 장관을 했던 사람으로서 이광재 지사에 대한 직무정지는 타당하다고 보는지?
김 투표를 통해, 정치적으로 이미 그 뜻은 정해졌다고 봐야죠. 도민이 일을 시키라는데, 법을 위한 법이 되어서는 곤란하죠.
서 농민(운동)-이장-군수-장관-도지사. 어떻게 봐도 드문 이력의 소유자인데, 이 사람이 품고 있는 꿈의 끝은 어딘지 궁금해요. 김두관의 지향점을 한마디로 독자들에게 전달한다면?
김 도정을 잘하는 것.
서 촌스러운 정답인 거 독자들이 다 알고 있어요.(웃음)
김 ‘백성은 가난한 것에 화내기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화를 낸다-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는 말을 우연히 고등학생 때 읽게 되었는데 지금껏 좌우명으로 삼아 여기 도지사 방에도 붙여 놓았어요. 이 말로 대신하죠.
서 흔히 때 빼고 광 내고 폼 잡는다는 말이 있어요. 예산이나 관료주의에서 때를 빼고, 민중의 요구로 광을 내고, 민심에 앞장서 폼을 잡는 도지사를 보고 싶습니다.
한 말하는 스타일만 놓고 보면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이 무색하게 노무현 대통령을 담지는 않으셨네요. 그러나 노무현의 꿈, 그리고 서민들이 노무현을 통해 이루고자 한 꿈과 관련해서는 노무현의 유산을 가장 많이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 노무현이 꿈을 제시했다면 이제 그 꿈을 실현하는 게 이거다라고 해야 할 책임을 가지게 되었으니 잘해 나가기 바랍니다.
서 ‘도지사가 된 이장’으로서, 노무현 계승자로서 꿈을 이루고 성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