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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100G / 여현호

등록 2010-09-14 18:37

여현호 논설위원
여현호 논설위원
4G, “양 어깨가 무겁고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조금 어지럽고 멍하다. 시야가 좁아지면서 온통 흑백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5G, “눈은 뜨고 있지만 앞이 시커멓다. 몸은 천근만근 무겁다. 피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 같다.” 6G, “몸을 가눌 수 없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다. 온몸의 힘을 쥐어짜 겨우 버틴다.”

중력가속도 내성 훈련을 받은 사람들의 체험담이다. 중력가속도는 지구 표면으로 물체가 떨어질 때의 가속도를 말한다. ‘G’를 단위로 하는데, 1G는 지상에서 일반적으로 받는 중력의 힘이다. 놀이공원의 바이킹 등 웬만한 놀이기구는 2~2.5G다. 국내엔 4.6G의 롤러코스터도 있다. 자동차경주의 드라이버는 급하게 코너를 돌 때 5G까지 체험한다. 전투기 조종사는 초음속으로 날다 급선회할 때 최대 9G까지 버텨야 한다.

급상승하면 피가 아래로 쏠린다. 시야가 좁아지고 사물이 흑백으로 보이는 ‘그레이아웃’은 평균 4.1G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블랙아웃’ 현상은 평균 4.7G에서 나타난다. 급하강 때는 거꾸로 피가 머리로 몰려 주위가 붉게 보이는 ‘레드아웃’이 된다. 그러다 못 견디면 ‘G-LOC’(중력에 의한 의식상실) 상태에 빠진다. 전투기 추락사고의 상당수가 이 때문이다.

보통 사람도 호흡법 등 훈련을 받으면 6G까진 견디지만, 사람의 신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는 9G 정도라고 한다. 18G 이상에선 머리, 50G 이상에선 척추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한다. 자동차가 시속 50㎞로 벽에 충돌할 때의 가속도는 30~40G, 시속 70~80㎞에선 100G에 가깝다.

정부 발표대로 수중폭발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면 승조원들이 받았을 중력가속도는 100G 이상일 것이라고 한 전문가가 지적했다. 그 정도면 폭발 순간 총알처럼 튕겨나가게 된다고 한다. 생존자나 사망 장병의 상태와는 너무 다르다. 어찌된 일일까.

여현호 논설위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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