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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담배 뚝! 국가의 담뱃세 착복도 뚝!

등록 2010-10-29 10:29수정 2010-10-29 14:05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과 함께 ‘욕망의 통제, 금연의 정치학’을 말하다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제23화 계속 피워? 말어?

직설 현장은 굴뚝이다.

두 사람이 피워 올리는 연기는 쉼이 없다.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지 않으면 숨이 막힌다. 비흡연자인 기자와 대다수의 초대손님들은 간접흡연의 치명적 피해자다.

한국 금연운동의 대표선수인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52·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 회장도 피할 수 없었다. 두 시간 동안 금연 메시지를 설파하던 공간은 유난히 연기가 자욱하고 매캐했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소장, 대한금연학회 부회장, 아시아태평양금연학회 이사를 겸직중인 그에겐 역설이었다.

서홍관 회장도 한때 골초였다. 1977년부터 12년간 피웠다. 인의협(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서 일하던 1988년, 양담배 수입개방 반대성명서를 쓰기 위해 담배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다가 그 해악을 깨닫고 끊었다고 한다. 2000년부터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사로 활동했고 올해 3월 회장에 취임했다. <어머니 알통> 등 세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그의 1985년 등단 작품 제목은 <금주선언>이다. 오늘 그의 결론은, 좌우간 담배는 끊어야 옳다! 특히 의사로서 서해성의 병력을 자세히 물어본 뒤엔 무시무시한 경고를 보냈다.

우습지만, 서해성은 직설이 끝난 뒤 ‘금연 선언’을 했다. 그러곤 꿀 같은 ‘마지막 한 개비’를 피워 물었다. 부디 기만이 아니기를. 진행·정리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한홍구(이하 한) 금연운동협의회 회장님을 모시고 피우는 담배 맛이라니.(웃음)

서해성(이하 서) 국립암센터에서 금연상을 주는 게 맞느냐고 기사가 나오고 하던데.

서홍관(이하 홍관) 암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게 국립기관인 암센터가 하는 일이죠. 한국인 암 사망 원인 30%를 차지하는 게 담밴데, 암 예방하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죠.

어이쿠, 오늘은 이래저래 지는 게 맞아!(웃음)

담배와 폐암의 인과관계가 얼마만큼 입증된 건지요.

홍관 흔히 말하는 역학적 방법이 있어요. 흡연자가 담배 안 피우는 사람보다 폐암에 더 걸리는 걸 입증하죠. 영국 남자의사 3만명을 50년 동안 추적했어요. 1952년부터 2002년까지.

집요한 조사군. 니코틴처럼.(웃음)

홍관 의사들 사망 자료라서 정확하죠. 누가 담배를 얼마나 피우고 무슨 병으로 죽었는지를 본 거예요. 흡연과 관계없이 암에 걸리기도 하지만 흡연자는 폐암은 10배 차이, 평균 수명은 10년 차이가 나요. 제3세계 국가에선 또 달라요. 가난한 나라에서는 다른 병으로 먼저 많이 죽으니까. 선진국일수록 담배 비중이 커지죠.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 암, 2위 뇌혈관, 3위 심혈관. 공통점이 담배죠.

국가가 권해 놓고 이제 와선 개인 책임?

서홍관 회장
서홍관 회장
흡연과 관련해 죽는 사람이 지구상에서 500만명인데.

홍관 한국에서 5만, 하루에 137명이 죽죠.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때 500명 죽었거든. 지난해 모두를 떨게 했던 신종플루로 총 250명…담배로 이틀 죽는 숫자밖에 안 돼요.

담배 피우는 사람들에게서 암이나 혈관질환 발생률이 높다는 건 분명하지만, 특정한 사람이 어떤 병에 걸렸을 때 담배가 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 있나요?

홍관 사실 그걸 판단하는 건 신의 영역이겠죠. 그러나 인생은 확률이지요. 음주운전 하면 사고 날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겁니다. 암마다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달라요. 폐암은 85%, 췌장암은 20~30%. 그 비율을 다 계산한 거예요.

담배 자체가 제국주의의 식민지 침탈 과정에서 시작되었는데.

홍관 안데스에 자생하던 풀을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피우는 걸 보고 콜럼버스가 유럽에 전파했어요. 그게 일본 거쳐 임진왜란 때부터 들어왔으니 대략 100년 걸렸죠. 이수광의 <지봉유설>이 1614년인데 ‘담바고를 많이 심는다’고 돼 있어요. 1653년 <하멜표류기>에도 ‘아이들도 담배를 피운다’고 돼 있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는 말,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세요?

홍관 글쎄요.(웃음)

담배가 등장하자마자 쫙 퍼졌잖아요. 한국에선 상놈의 얼라들까지.(웃음) 그러니까 높은 자들이 ‘꼽게’ 보면서 여러 가지 규제가 생겼죠.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고 안경도 끼지 말라 했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은 짐승조차도 맞담배를 피웠던 이상적인 평등사회를 꿈꾸는 이야깁니다.

장죽 길이와 나이 등을 가리면서 취향에서 구별짓기가 시작되었던 거죠. 오늘날 전체적으로 흡연이 줄고 있는데 여성과 청소년은 느는 이유가 있죠. 기득권 세력(남성)이 권력으로서 흡연 취향을 독점해 왔잖아요. 청소년과 여성에 대한 억압이 그만큼 심했다는 거죠. 그들이 권력 모방 과정에서 흡연량이 느는 측면이 분명히 있거든요.

홍관 중국·일본·베트남 등 아시아 전체적으로 여성 흡연율은 낮은 편이죠. 유럽 쪽으로 가면 남녀 격차 거의 없어요. 포르투갈은 여자가 더 높죠. 사회적으로 여성의 자율성과 경제권에 따라 흡연율 격차가 있는 건 맞아요. 우리나라에선 담배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높잖아요.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율이 올라갈 시점인데 다행히도 못 올라가고 있는 거죠.

담배가 그야말로 본격 대중화된 건 1, 2차 세계대전이거든요. 미국이 병사들한테 담배를 공짜로 줬어요. 니코틴이 전쟁 피로도를 일순 낮추는 거죠. 말보로 흡연모델로 <이유 없는 반항>의 제임스 딘이 나오고. 우리도 군에서 담배를 무료로 풀었죠. 국가가 담배 피우는 걸 권장했지. 이제 와서 개인들이 알아서 책임을 지라는 거죠.

홍관 옛날엔 담배가 해롭다고 안 봤죠. 구충제가 된다고 했죠.

배 아프면 애들한테 담배 피우게 하고 그랬어요.

홍관 스페인 의사 모나르데스가 담배가 이러저러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써놨는데 완전히 만병통치약이야.(웃음). 만병통치약에서 만병의 근원이 돼버렸죠.

전매산업 이야기를 해보죠.

홍관 우리나라는 굉장히 빨리 담배가 자립에 성공했죠.

조선시대엔 산간이나 텃밭에서도 하고 돈이 되니까 옥답에서도 재배했는데, 일제 때부터 못하게 한 거죠.

취향 소비를 국가가 독점함으로써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죠. 미국에서 기독교 순혈주의적 결정으로 금주령 때리니까 알 카포네라는 밀주 갱이 등장했죠. 담배를 피우기 어렵게 하면, 사제로 만든 밀연, 밀수담배로 가게 되거든요. 담뱃값 더 올리면 세금 안 내는 담배 나올 날이 머지않았어요.

홍관 2500원 중 1600원이 세금이죠. 제조원가, 유통마진 등 빼면.

한국에선 금연운동 자체가 기독운동이었어요. 처음 시작한 게 미국 선교사들인데 을사늑탈 직후 ‘술·담배 하고 첩질해서 조선이 식민지 됐다’고 했거든.(웃음) 흡연이 좋다는 게 아니라 금연운동 출발이 책임전가에서 나오고 있죠. 이게 유독 한국 목사들이 담배 피우면 죄의식 갖게 된 내력이죠. 근데 담뱃값 올리면 누가 이익인가요?

홍관 세금만 올라가기 때문에 담배회사는 이득이 없어요. 판매가 줄어드니까 못하게 역공작을 하죠.

상위 20% 흡연율이 4할 중반 정도, 하위 20% 흡연율은 6할이 넘죠. 한국에서 담배 많이 피우는 사람이 누구냐 이거죠.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 세금을 추가로 내는 거잖아요.

금연은 승진의 조건이 되어도 좋은가

홍관 어느 나라나 담배가 처음 도입되면 상류층이 피우다 곧 중하층이 함께 피우죠. 한국은 1980년대가 피크였고. 성인 남성 흡연율 80%. 그때는 저소득 고소득 차이가 없었죠.

시내버스에서도 피웠죠.

홍관 의사들이 회진하면서 피웠어요.(웃음)

내가 아는 호흡기내과 의사는 아직도 피워요.(웃음) 그래서 의사들 하는 우스개가 ‘의사 하라는 대로 해야지 의사 하는 대로 하면 다 죽는다’.(웃음)

홍관 10년 전쯤 한국 폐질환의 최고 대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죠.

금연운동에서 치명적인 일이죠.

홍관 그분이 폐암 걸렸을 때 티브이에 나와 ‘제가 이렇게 폐암 걸렸습니다. 여러분은 담배 피우지 마십시오. 큰 실수였습니다’라고 말해주길 바랬어요. 금연운동이 시작되면 소득이 높은 계층부터 끊기 시작하죠. 금연클리닉 만들면 중산층이 더 먼저 이용하잖아요. 성인 남성 흡연율이 42%까지 떨어졌는데 저소득층은 담배 끊는 비율도 낮아 건강격차가 더 벌어져요.

회사에서 자발적 금연에 인센티브를 주면 모를까 노골적 차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죠. 금연 음식점도 인센티브를 주는 건 찬성인데, 담배 피울 수 있는 술집도 있어야 할 거 아닌지.(웃음)

홍관 요즘은 미국과 아일랜드의 상당수 음식점과 술집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죠.

담배가 스트레스 위안책이라 생각하는 저소득층의 경우엔 그런 문제에 대해 더욱 심한 저항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금연빌딩 지정에 반대한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의 취향에 관해 징벌적으로 다루어선 안 된다는 거죠.

홍관 한국은 단일화된 사회죠.(웃음) 가치기준의 다양화를 덜 인정하는 사회. 프랑스는 금연정책이 굉장히 뒤졌어요. 사생활에 함부로 개입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 있었죠. 하지만 이제 유럽도 바뀌었어요.

몇 년 사이 금연을 강조하는 게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심해진 것 같아요.

홍관 웅진코웨이는 담배 끊는 게 승진 조건입니다.

롯데백화점도 그렇죠. 삼성전자는 아예 입사 조건입니다. 포스코도 만만찮죠. 왜 이렇게 대기업들이 담배 안 피우는 걸 좋아할까요.

홍관 실제 데이터로 계산하면 결근 일수나 감기 걸리는 횟수가 많아요. 담배 피우느라 자꾸 들고 나면 시간 손실도 생기고, 간접흡연 문제도 크고, 회사 벽지도 누레지고.(웃음)

국가권력은 담뱃값 올린다는 말로 으름장을 놓으면서 세금 걷는 일에 정당성을 획득하죠.

홍관 담배로 인한 세수가 연 6조~7조 되죠.

회사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건 기본적으로 욕망 통제에 해당하죠. 모여서들 담배를 피우면 잡담과 한담을 하게 되죠. 업무교환보다는 대개 욕을 많이 하는 시간이거든요.(웃음) 이 과정을 통해 ‘어른 머리 깎기’에 해당하는, 고도의 노동통제 효과를 내는 거죠. 한국에서는 신자유주의와 본격 금연운동이 맞물리면서 확산이 빨랐죠.

피임약 나눠주듯 저소득층 위한 프로그램을

홍관 금연운동협의회에서는 금연 직장에 인증서를 주는데 그 기준에 승진 조건은 당연히 안 넣으려고 해요. 그런 식으로 차별하는 것까진 요구하지 않아요.

70~80년대 억압체제에서 모범생들이 대학 들어가면 무조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잖아요. 식후 불연초면 오초즉사, 조실부모, 발기불능(웃음) 같은 시리즈가 쫙 있었어요. 그러다 20년이 경과하면서 억지로 담배를 끊게 하는 사회로 이동했는데. 그동안 담배 문제에 대한 책임을 사회, 국가, 개인이 어느 정도 나누어야 할까요? 가령 우리 같은 흡연자가 쓰러졌을 때 개인 책임을 어느 정도로 봐야 하는지.

홍관 국가 책임이 줄긴 했죠. 처음엔 전매였다가 87년 미국의 슈퍼 301조 통상압력과 함께 양담배가 들어오면서 한국담배인삼공사를 만들었죠. 2002년부터 케이티앤지라는 사회사가 되면서 외국인들까지 투자를 했죠. 지금 주식 절반이 외국인 겁니다. 또 예전엔 군인들한테 공짜로 담배 주거나 면세담배를 유지하다가 2009년부터 다 없어졌어요. 보건복지부에서도 티브이 광고를 통해 담배 해롭다고 하죠.

복잡하게 하지 말고, 서해성 한홍구 경우를 따져보죠.(웃음)

홍관 둘의 경우엔 반반?(웃음) 한번 물어볼게요. 한 교수는 담배가 해롭다는 걸 언제부터 확실히 마음속으로 받아들였어요?

아직도 좀 덜.(웃음)

홍관 지적 능력에 문제가 좀 있군.(폭소)

몇 백만 흡연자를 모아서 모욕죄로 소송을.(웃음)

홍관 진짜로 전세계에서 담배만큼 해로움이 정확하게 입증된 게 없을 정도예요. 담배만큼 그렇게 많은 논문이 쏟아지고 일치된 명확한 결과를 보인 게 없다고 봐도 좋아요.

걸핏하면 정부가 담뱃값 올려 흡연율을 낮추겠다고 하는데, 동의하기 어려워요.

홍관 세계보건기구와 세계은행에서는 가격정책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단일한 정책이라 말해요. 담뱃값 10% 올리면 저소득 국가 8%, 고소득 국가 4%가 담배를 끊는다고.

담뱃값 비싼 나라에는 가짜(브랜드) 담배도 상당하고, 개인이 만든 담배도 있죠. 밀수담배도 측정하기 어려울 테고.

홍관 담배를 못 끊는 저소득층에게 부담만 준다는 건데, 아까 얘기했던 건강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없이 방치할 수 없어요.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죠. 담뱃값 1000원 올리면 새로운 세수가 1조원 정도인데, 이 돈 가지고 보건요원을 풀어 집집마다 다니며 약을 무료로 나눠주고 캠페인을 해야죠. 가족계획 운동 할 때 피임약 나눠준 것처럼.

예전부터 담뱃세 거둬서 금연·단연운동에 쓰질 않았잖아요. 하물며 내 고향 담배 사피우기 운동까지….

홍관 500원 올렸을 때 세수 중 3%만 금연운동에 썼어요.

예전엔 국가가 적극 권장해서 담배를 피우게 했다면, 지금은 살짝 비켜나서 삥 뜯고 있는 풍경이랄까.

담뱃값 올려서 생긴 세금이 어디로 가느냐 철저한 감시를 해야죠.

홍관 난 계속 그렇게 주장해왔어요.

더 세게.(웃음) 주장이 아니라 행동을. 지금까지 국가가 담뱃세 거둬서 그렇게 안 쓴 거 내놓게 할 수 없나?

쿠데타를 하시게?(웃음)

홍관 전두환 재산도 못 걷고 있는 판인데!(폭소)

잘못했습니다.(웃음)

홍관 복지부가 담뱃값 인상 추진해왔는데 한나라당 국회의원부터 표 떨어질까 봐 반대하고 있어요. 담뱃세 얻어서 딴 데 써서 반감도 많고. 현재 올해 인상은 복지부도 포기한 것 같죠?

깊게 자주 빠는 ‘저타르 담배’는 사기

저타르 담배는 어떤가요?

홍관 타르 농도 20에서 빠르게 ‘솔’ 13, ‘더원’이 0.1이 되었죠. 타르 농도가 높으면 살살 천천히 덜 자주 빨지만 농도가 떨어지면 자주 세게 빨아요. 폐에 깊숙이 들어가지. 폐암 발생은 그대로이고 암의 위치만 바뀌고 있어요.

쉽게 말해서 저타르 담배는 사기라는 말씀.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면 긴장도 풀리고 스트레스도 해소된다고 말하는데.

홍관 담배를 피우다 안 피워서 생기는 불안과 초조를 잠시 잊게 해주는 착각이에요. 담배 안 피우면 그 스트레스 처음부터 없는 겁니다.

간접흡연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정리 말씀을.

홍관 우리나라 흡연자가 1000만에 육박합니다. 국민 5분의 1이 흡연자죠. 5분의 4는 간접흡연 피해자예요. 흡연자 1000만이 비흡연자가 되는 거, 비흡연자 4000만을 간접흡연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금연운동 목표죠. 자기 죽음을 슬퍼할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자기 인생에서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남아 있다면, 담배를 끊어라!

(서해성에게) 명심해.(웃음) 바꿔 말하면, 죽은 뒤 ‘것봐라 뭐랬냐’ 하게 하지 말고.(웃음)

담뱃값 올린 세금을 100% 금(단)연운동과 흡연으로 생긴 병 치료에 쓰지 않는 한 1원도 올려선 안 됩니다. 흡연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권력이 가난한 자 주머니를 털어서 ‘착복’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 직설잔설

모든 죄악세를 반대함

술·담배·도박 3종 세트. 이 세 가지는 신의 영역이자 동시에 죄악이었다. 누가 마시고, 누가 피우고, 누가 만지작거리느냐가 실은 판단 근거였다. 흠향하는 영매제로서 술은 제사상에 올라 조상 복을 내림받는 음복과 영성 어린 ‘내 피’가 되지만 노동 피로를 덜기 위해 마시면 싸구려 인생의 상징이 된다. 인자하게도 국가는 이들 날품들의 타락을 막고자 세금을 붙여왔다. 한국의 경우 술(소주)은 세금이 72%에 이른다.(주세 72%(원가 기준)+교육세(주세의 30%)+부가세 10%)

숫자 놀음의 우연이 뼈대인 도박은 말 그대로 신의 뜻이었다. 숱한 셈을 하고 있는 구약 민수기에 요단강에 이른 모세가 12지파에게 땅을 나눠줄 때 제비뽑기(by lot)를 하는 것이나 노르웨이와 스웨덴 국경이 주사위를 던져서 갈린 게 좋은 예다. 불완전한 틈바구니마다 신은 향기롭게 피어났다. 확률에 대한 쓸만한 논리를 얻은 건 겨우 파스칼에 이르러서였다. 신분 상승이 실질적으로 막힌 자본사회에서 노동계급은 도박을 거의 유일한 기회로 알고 덤벼든다. 도박장 출입은 그 자체로 세금 100%다.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 입장료 5000원 중 개별소비세(3500), 교육세(1050), 부가가치세(450). 레저세(마권세)는 고배당인 경우 절반이 세금이다.

가장 늦게 사람을 중독시킨 게 담배다. 중독성은 그만큼 신이 깃들기 어렵게 하는 구석이 있었고, 생산성이 없다는 점에서 공격하기 맞춤이었다. 생산성 없는 게 어디 이 3종뿐이랴. 정작은 그 중독성이 국가 전매(통제)사업으로 발전케 한 핵심이었다. 건강을 돌보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로 담뱃값을 인상한다니 아연 국가가 어머니로 보일 지경이다. 국가는 대중에게 위엄 어린 꾸중을 하면서 이 순간에도 꾸준히 세금을 거둬들인다. 이 3종에서 긁어내는 돈을 흔히 죄악세라 한다. 죄악이라는 말에 벌써 종교 냄새가 물씬 난다. 죄악의 주범들은 주로 가난한 이들이다. 가난은 여기에 이르러 새삼 죄가 된다. 빈자에 대한 갈취, 마비된 착취인 중독세는 계급세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나는 모든 죄악세(증세)에 반대한다. 죄악세로 거둬들인 돈을 ‘죄악’으로 말미암아 생긴 병을 치료하는 데조차 쓰질 않고 있지 않나. 그 ‘죄’를 고작 세금 거둬대는 일로 막을 수 있다고 정말 그렇게 믿는 걸까. 서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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