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그라피티 / 김종구

등록 2010-11-23 21:32

김종구 논설위원
김종구 논설위원
‘그라피티의 대부’로 불리는 프랑스 출신의 블레크 르 라(Blek le Rat)는 그라피티에 스텐실 기법(모양을 오려낸 뒤 구멍에 물감을 넣어 그림을 찍어내는 표현 방식)을 처음 도입한 이 분야의 선구자다. 그런데 그의 이름은 ‘쥐’다. 그는 어릴 적 즐겨 읽은 만화 <블레크 르 로크>(Blek le Roc)에서 예명을 따오면서 마지막 단어 바위(Roc)를 쥐(Rat)로 바꿨다고 한다. 이 단어의 철자 순서를 조금 바꾸면 예술(art)이 되는 것도 흥미롭다. 그는 1981년 파리 곳곳에 수천 마리의 쥐 그림을 그렸다. 말 그대로 ‘쥐의 대공습’이었다. “쥐는 도시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동물”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예술 테러리스트’ ‘예술계의 괴도 뤼팽’ 등으로 불리는 영국 출신의 뱅크시(Banksy)의 작품에도 쥐가 자주 등장한다. 우산을 든 쥐, 고글을 쓰고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쥐, 무전기를 등에 진 채 박격포를 쏘는 쥐 등 모습도 무척 다양하다. “만약 당신이 지저분하거나 존중받지 못하거나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당신의 역할 모델은 쥐다.” 뱅크시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최근에는 그가 남긴 낙서화를 따라 런던 시를 돌아보는 관광코스가 생겨날 정도다. 한때는 뱅크시가 그려놓은 낙서화를 열심히 지우던 사람들이 요즘에는 담벼락을 새로 칠하게 되면 그의 작품은 남겨놓고 칠하는가 하면, 작품 보호를 위해 투명 플라스틱까지 설치한다고 한다. 또 팝스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배우 앤절리나 졸리 등이 엄청난 가격에 그의 작품을 사들였다는 말도 있다.

“그라피티는 단지 정치인, 광고장이, 그라피티 작가(그림이 아니라 문장으로 낙서하는 작가) 등 세 종류의 사람에게만 위험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에도 홍보 포스터 쥐 그림 사건을 악착같이 물고늘어지는 사람들이 한번쯤 새겨들을 뱅크시의 말이다.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